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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류중일호 개근생이지…결전 앞두고 장쾌한 아치, 윤동희 또다시 시동 걸었다[타이베이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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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또 한 번 국제무대에서의 환희를 예고하는 걸까.

'류중일호 개근생' 윤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최종 모의고사에서 기분 좋은 손맛을 봤다. 윤동희는 10일(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펼쳐진 웨이취안 드래곤즈와의 평가전에서 0-0이던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좌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웨이취안 선발 투수 궈유쩡이 뿌린 초구에 배트를 돌렸고, 타구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로 연결됐다.

윤동희는 류중일 감독이 야구 대표팀 사령탑으로 취임한 뒤 빠짐 없이 부름을 받았다.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엔트리 교체로 막차 선발된 게 시작이었다. 데뷔 2년차 외야수지만 물음표가 한가득이었다. 하지만 윤동희는 아시안게임 전경기에서 안타를 터뜨리면서 타율 4할3푼5리, 1홈런 6타점 맹활약을 펼쳐 금메달 획득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류 감독은 윤동희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안 뽑았으면 어쩔 뻔 했나"라고 할 정도. 윤동희는 그해 11월 펼쳐진 APBC(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서도 3할 이상 타율을 기록하면서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은 소속팀에서의 레벨업으로 이어졌다.

윤동희는 올 시즌 141경기 타율 2할9푼3리, 14홈런 8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9의 성적을 올렸다. 타격 면에선 10개 구단 중견수 중 상위권 성적을 썼고, 수비에서도 타구 판당 능력이 한층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수 보는 안목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롯데 김태형 감독은 윤동희를 가리켜 "재능만 놓고 보면 그 나이대에 윤동희 만한 선수는 드물다. 어디까지 성장할 지 궁금하다"고 할 정도.

태극마크는 영광스러우면서도 쉽지 않은 길이다. KBO리그에서 만나지 못했던 생소한 투수를 상대하고, 확연히 다른 스트라이크존은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하지만 국제 대회마다 펄펄 나는 타자들도 있기 마련. 태극마크를 달 때마다 확실하게 성과를 입증한 윤동희가 딱 그런 선수였다.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류중일호는 어려운 싸움을 앞두고 있다.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약해진 전력 탓에 오프닝 라운드부터 힘겨운 싸움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 대다수. 결국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평가 받는 타자들의 활약 여부가 결선 라운드가 펼쳐질 도쿄로 가는 티켓을 잡는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종 모의고사에서 아치를 그린 윤동희의 모습은 그래서 더 기대감을 키운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