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대만)=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가을야구 3전 전승'은 그냥 거둔 게 아니었다.
추가 발탁으로 류중일호에 합류한 임찬규(LG 트윈스)가 최종 모의고사에서 호투했다. 임찬규는 10일(한국시각)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에서 펼쳐진 웨이취안 드래곤즈와의 평가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안타 1볼넷 1 탈심진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 33개.
이날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임찬규에게 2이닝을 맡긴 뒤, 불펜 투수들을 모두 활용해 남은 이닝을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대회 전 마지막 실전인 만큼, 모든 투수들이 현지 마운드에서 공을 던져 감각을 익히게 한다는 포석. 단 2이닝이지만 매끄럽게 불펜으로 바통을 넘겨야 하는 임찬규의 임무는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임찬규는 1회초 선두 타자 쩐성안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하지만 니모이양을 좌익수 뜬공, 린샤오첸을 2루수 뜬공으로 잡은 데 이어, 류지홍을 유격수 땅볼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마운드를 내려왔다.
2회초 선두 타자 황보하우를 삼진으로 잡은 임찬규는 궈티엔싱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았다. 링천쥔에게 3루수 내야 안타를 내줬으나 정쓰종을 삼진으로 잡으면서 이날 임무를 마무리 했다. 2이닝 1안타 1볼네 1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33개.
올 시즌 25경기 10승6패1홀드, 평균자책점 3.83인 임찬규는 이번 대표팀 소집 명단에 빠져 있었다. 실력은 검증된 베테랑 선발이지만, 젊은 피에 기회를 준다는 프리미어12 대표팀 원칙에 의한 결정. 준플레이오프 2경기, 플레이오프 1경기 모두 5이닝 이상 투구를 하며 모든 것을 쏟아 부은 임찬규 역시 누적된 피로가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류중일호가 선발감으로 여겼던 투수들이 잇달아 부상으로 낙마하면서 공기가 미묘하게 바뀌었다. 결국 류 감독이 직접 임찬규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팀 합류 가능 여부를 타전했다. 임찬규는 곧바로 몸 상태를 체크한 뒤 대표팀에 합류하기로 했다. 임찬규는 "대표팀 감독님께 직접 연락이 온 것 자체로 기분이 좋았다"며 "어릴 땐 대표팀에 합류하는 게 마냥 좋았지만, 지금은 무게감을 느끼고 있다. 온전히 경기를 잘 책임지려는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웨이취안전은 임찬규가 대표팀 합류 후 상무전 1이닝에 이어 두번째로 치른 실전. 누적된 피로와 짧은 훈련 기간에도 무난한 활약을 펼치면서 이번 대회 활약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타이베이(대만)=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