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투수 4명 운용…불펜 투수들 2∼3이닝 투구 가능하다 판단"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류중일 야구대표팀 감독은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최종 엔트리에서 선발 투수 엄상백(자유계약선수·FA)을 제외한 이유를 "컨디션이 덜 올라온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중일 감독은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국내 마지막 훈련을 앞두고 한 기자회견에서 "엄상백은 아픈 곳이 없지만 컨디션 문제로 제외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4명의 선발 투수(kt wiz 고영표, 두산 베어스 곽빈, 최승용, LG 트윈스 임찬규)로 운용할 것"이라며 "원래는 엄상백을 (선발 투수 뒤에 길게 붙이는) 1+1 요원으로 고려했는데 (최일언) 투수 코치와 상의한 결과 불펜 투수들도 2~3이닝 정도를 던질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부연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오전 대표팀 훈련 참가자 중 엄상백, 전상현(KIA 타이거즈), 김시훈(NC 다이노스), 조민석(국군체육부대), 포수 한준수(KIA), 내야수 김영웅(삼성 라이온즈)을 뺀 최종 엔트리 28명을 발표했다.
류중일 감독은 전상현의 탈락에 관해서 "포스트시즌에서 많이 던진 여파로 구위가 떨어졌다고 판단했다"며 "엄상백, 전상현에게 미안하고 아쉽다"고 말했다.
김시훈과 조민석은 당초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지난 달 25일 추가로 발탁됐다.
김영웅은 어깨 통증으로 프리미어12 출전이 무산됐다.
포수는 2명으로 운용하기로 하면서 박동원(LG 트윈스)과 김형준(NC)이 승선했다.
류중일 감독은 포수 한준수의 탈락을 두고 "김형준은 국제대회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다. 경험에서 밀렸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다소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이는 좌완 불펜 최지민(KIA)을 명단에 넣은 이유로 "도미니카공화국, 일본, 대만에 좋은 왼손 타자들이 있다"며 "좌완 계투 한 명(KIA 곽도규)으로는 불안하다"고 밝혔다.
최종 명단을 확정한 대표팀은 8일 조별리그 B조 경기가 열리는 대만으로 출국한다.
한국은 13일 대만과 첫 경기를 치른 뒤 14일 쿠바, 15일 일본, 16일 도미니카공화국, 18일 호주와 차례대로 맞붙는다.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엔 B조 상위 2개 팀이 출전한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 팀 선발 투수진이 약간 약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계투진은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며 "승리하기 위해선 결국 타자들이 쳐야 하는데,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어느 정도의 점수는 뽑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의 가장 중요한 경기로 꼽히는 13일 대만전 준비는 끝났다.
류중일 감독은 "대만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리에게 강한 모습을 보였던 좌완 린여우민을 내세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두 차례 상대해봤으니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전에 등판하는 우리 팀 선발 투수는 호주전에 나설 듯하다"며 "대만전 선발과 마무리 투수는 결정했고, 그 내용은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린여우민은 미국프로야구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산하 마이너리그 더블 A팀 아마릴로 소드푸들스 소속으로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2차전 한국전에서 6이닝 무실점, 결승전 한국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잘 던졌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대회 목표에 관해선 "(슈퍼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에 가는 것"이라며 "조별리그엔 쉬운 팀이 하나도 없는데, 매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cycl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