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1순위 지명선수도, 2군 4할 타자도 칼바람을 맞았다. 재팬시리즈 우승에 실패한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4일 선수 7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우완투수 가지마 규타(21) 등이 재계약 대상자 명단에서 제외됐다. 지난 10월 7일 9명을 시작으로 이번 오프시즌에 육성선수를 포함해 총 23명을 정리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프로야구 12개팀 중 유일하게 4군제를 운영하고 있다. 선수 육성을 강조하는 팀이다. 지난 10월에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서 육성선수 13명을 포함해 총 19명을 뽑았다. 외국인 육성선수까지 100명이 넘는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
선수단 규모가 워낙 커 매년 들어오는 선수가 많다. 팀을 떠나는 선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육성 과정을 거쳐 1군에 올라가도 자리를 잡기 어렵다. 매 순간이 생존경쟁이다.
고교시절 최고 투수로 인정받은 가지마는 입단 때 등번호 1번을 받은 최고 유망주였다. 그러나 구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3년간 1군 경기에 한 번도 등판하지 못했다. 올해 2군에서 6경기, 5이닝을 던지고 4실점한 게 기록의 전부다. 구단은 가지마에게 육성계약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내야수 나카타 게이스케(25). 정식선수 계약 해지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 후쿠오카대학을 거쳐 2022년 육성 14지명으로 들어왔다. 입단 3년차인 올 시즌 1군에서 출발했다. 24경기에서 14타수 3안타 타율 2할1푼4리, 2득점.
2군에선 펄펄 날았다. 타율 4할3리(77타수 31안타)-득점권 타율 4할2푼1리-OPS(출루율+장타율) 0.985을 기록했다. 이런 맹활약도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2군 기록이다. 구단은 그에게 육성계약 전환을 제시했는데, 타 구단 이적을 고민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매년 우승을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팀이다. 최고의 외국인 선수를 수급하면서, 외부에서 투타 핵심 선수를 데려왔다.
올 시즌 4번 타자로 맹활약한 야마카와 호타카. 지난겨울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이적했다. FA로 인센티브를 포함해 4년-20억엔에 계약했다. 그는 이적 첫해에 홈런(34개)-타점왕(99개)에 올랐다. 양 리그 최다 홈런, 최다 타점을 올렸다. 재팬시리즈에서 부진이 아쉽지만 리그 우승에 크게 공헌했다.
이번 시즌 타격 1위(0.314) 곤도 겐스케는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뛰다가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2022년 오프시즌에 7년-50억엔에 사인했다. 엄청난 투자는 확실한 결과로 돌아왔다. 지난해 홈런-타점 1위를 했다. 올해는 야마카와 뒤 5번 타자로 19홈런-72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다승왕(14승) 아리하라 고헤이도 니혼햄 출신이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을 던지고 소프트뱅크로 왔다. 2022년 겨울 3년-12억엔에 계약했다.
일본언론은 소프트뱅크가 주니치 드래곤즈의 쿠바 출신 마무리 투수 라이델 마르티네즈 영입을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올 시즌 43세이브(평균자책점 1.09)를 올린 특급 클로저다. 소프트뱅크에는 연봉 10억엔을 수령하는 멕시코 출신 마무리 로베르트 오수나가 있다. 올해는 24세이브-평균자책점 3.76을 기록했다. 이전에 비해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소프트뱅크는 재팬시리즈에서 요코하마 베이스타즈에 먼저 2승을 올리고 4연패를 당했다. 4년 만의 정상을 앞에 두고 충격적으로 패퇴했다. 양 리그 최고 승률을 올린 퍼시픽리그 1위팀이 센트럴리그 3위팀에 일격을 당했다.
때로는 객관적인 전력만으로 설명이 안 되는 게 야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