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남윤수(27)가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변화했다.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은 작가 고영(남윤수)이 다양한 만남을 통해 삶과 사랑을 배워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로맨스.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각 에피소드를 네 명의 감독이 나눠 연출해 영화 같은 시리즈로 완성됐다.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감독이 각각의 에피소드를 맡아 연출했다.
고영 역을 맡아 20대부터 30대까지 10년의 일대기를 그러낸 남윤수는 1일 스포츠조선과 만나 '대도시의 사랑법'을 돌아보며 "상상보다 훨씬 잘 나온 것 같다. 감독님들이 정성스럽게 편집해주시고 표현해주셔서 저의 매력을 발산해주신 것 같다"면서 "고영이 본연의 저와 비슷할 줄 알았는데 캐릭터가 돋보이게 표현된 것 같다"고 평했다.
'실제 성소수자 같다'는 평을 듣기도 했던 남윤수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현실적인 성소수자의 사랑을 그려낸 덕에 드라마 방영 중지 시위에 시달리는 등의 유명세를 겪었다. 여기에는 남윤수의 실감나는 연기도 더해졌을 것. 남윤수는 실제 게이 클럽을 방문하고 춤연습을 하는 등 실제 같은 연기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 실제로 클럽에 가서 무대에 올라가서 춤을 추는 분들을 많이 봤었다. 실제로 저희 드라마도 킹클럽에서 찍었는데, 거기를 세 네 번을 갔다. 그리고 바 같은 곳에도 다섯 번, 여섯 번을 갔다. 이태원 골목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실제로 저는 친구도 만났다. '만나자'고 해서 만난 게 아니라 거기에 가니까 있더라"며 웃었다.
남윤수는 또 "많이들 저를 알아보시는데 성소수자라는 생각보다는 팬이라고 하시면서 '왜 왔어요?'라고 물어보시더라. '그냥 놀러왔어요' 했다. 또래들이 많으니까 '악수해달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고, 작가님, 감독님, 스태프들과 다같이 갔는데, 아랍계 한국어 잘하는 분이 갑자기 저에게 '반바지가 예쁘다'고 하더라. 그게 멘트인가 보다. 술 한 잔을 사준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 괜찮아요' 했더니 '물 한 잔 사주겠다'고 하더라. '알겠다'고 그러니 작가님이 '빨리 와라. 저거 꼬시는 거다'라고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다.
수위 높은 애정신도 도전이었다. 남윤수는 "10년이란 세월 동안 몇 명 만나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실제로 키스신을 찍은 사람은 6명이다. 그런데 횟수는 너무 많았고 컷도 많았었기에 셀 수 없는 정도"라면서 "이성이 아닌 동성과 키스를 이렇게 많이 하는 경우는 없는데 '빨리 많이 하자' '언제 해볼지 모르니까' 싶었다. 앞으로도 이렇게 많은 사람과 키스신을 찍을 일은 없을 것이다. 연기 생활을 하면서 비하인드는 이 키스신을 멀리서 찍거나 안보이는 각도에서 찍더라도 그냥 했다. 그래서 한 300번의 키스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15세 미만 관람 불가 시청 등급을 목표로 촬영을 시작했던 '대도시의 사랑법'은 배우들의 열정적인 애정신으로 인해 장면의 변화가 있었다. 그는 "사실은 찍다 보니 그렇게 된 게 많다. 영수랑 했던 신들이 수위가 셌는데, 원래는 '화를 풀어준다'면서 윗옷을 벗기고 끝나는 신이었는데, '싫은 듯 하면서 좋아한다'고 써있었다. 그런데 촬영 감독님과 조명 감독님이 '이 자세를 찍어야 된다'면서 자세를 취해주시더라. 그런 의도가 없었는데 형이랑 리허설을 하면서 그렇게 찍게 됐다. 현장에서 바뀐 것이기는 하지만, 저도 실제로 그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남윤수는 노력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에 만족한다며 "'작품 해줘서 고맙다 울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DM이 많이 온다. 여자 분들에게도 많이 오는데 실제 게이들에게도 많이 온다. '우리 일상을 보여줘서 고맙다. 그리고 내 20대 연애를 다시 보는 것 같다. 고맙다' 이런 얘기. '눈물이 난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남윤수는 이미지의 고착화에 대해 걱정하는 시선에 대해서도 "작가님이 기자간담회 때 저한테 또 물어봤다. 괜찮냐고. 연기하는 이유가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지금까지 작품을 하면서 이렇게 좋은 연락이나 메시지를 받아본 적이 없다. 원래 보통 피드백을 안 준다.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는데, 오히려 이런 특이한 작품을 하니까 많은 분들이 연락을 주시는 것 같다. 그동안 10개 20개가 왔다면 지금은 하루에 100개 이상이 오는 것 같다. 답장도 많이 해드렸다"고 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이 남윤수의 인생을 바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드라마 촬영 후 아버지에게 신장 이식까지 했던 그의 삶은 많은 방향이 변해있었다. 남윤수는 "배우로서 처음 메인으로서 끌고갔던 작품인데, 저도 모르게 부담감을 가지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앞으로도 이미지 고착화나 두려움은 가지지 않고 연기하려고 한다.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작품이 나온 뒤에 '이런 이미지가 남으면 어쩌냐'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는데, 저희 작품을 찍은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하고 찍었다. 작품을 재미있게 찍어보자는 생각만 한 것이다. 예전에는 제가 아프고 병에 걸린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었는데, 이제는 그런 것 없이 재미난 내용이나 호기심을 일으킬 수 있는 작품이 있다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