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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 경쟁 끝 아니었나…1년 만에 다시 오키나와에 모인 KIA 거포들, 대체 왜?[SC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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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얻은 소득, V12 뿐만이 아니다.

오랜 숙제들의 해답을 찾았다. 수 년 동안 골치를 썩었던 안방은 김태군-한준수가 풀타임 시즌을 보냈다. 1루 역시 지난해 외야에서 뛰다 포지션 변경 승부수를 던진 이우성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베테랑 서건창이 뒤를 받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됐다. 변우혁도 이우성의 부상 때에 이어 한국시리즈에서 백업 역할을 충실히 했다. 상위권 도약의 최대 고민 거리였던 두 개의 물음표를 지우면서 KIA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넘어 한국시리즈 제패 위업을 쓸 수 있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KIA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 명단엔 주목할 만한 이름들이 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1루 경쟁에 나섰던 변우혁(24) 오선우(28)가 다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2022시즌 주전 1루수였던 황대인(28)이 추가됐다. 이들은 선수단과 함께 4일 일본으로 출국, 오키나와 긴구장에서 오는 28일까지 굵은 땀을 흘린다.

'지속 가능한 강팀'을 바라보는 KIA의 고민이 묻어난다.

KIA는 이우성이 예상보다 빠른 1루 수비 적응 능력을 보이며 시즌 초반부터 고민을 풀 수 있었다. 이우성이 타격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완벽하게 자리를 잡는 듯 했다. 그러나 부상 전 3할 이상이었던 타율이 복귀 후 2할 초반까지 추락했고, 끝내 반등에 실패하면서 여운을 남겼다. 서건창 변우혁이 없었다면 후반기와 한국시리즈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었다. 이우성이 새 시즌에도 '1번 1루수'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후반기와 같은 모습이 반복된다면 KIA는 또 어려움에 놓이게 된다. 이번 마무리 캠프에 이우성과 1루 경쟁을 하던 자원들을 다시 모은 이유다.

타격 관점에서도 '거포 확보'가 필요한 KIA다.

'정통 거포'인 나성범 최형우에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38홈런을 쏘아 올린 '천재' 김도영까지 KIA 타선은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선수들이 모여 있다. 그러나 불혹을 넘긴 지 오래인 최형우와 30대 후반으로 향하는 나성범, 내년 동행 여부가 불투명한 소크라테스 등 물음표도 적지 않다. 이들의 뒤를 받칠 미래 거포 자원 성장은 KIA가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 세 선수 모두 '거포' 타이틀을 달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마무리캠프 동행이 의미하는 바가 충분히 읽힌다.

그동안 '미완의 1루 거포 유망주'로 꼽혔던 변우혁이 주목 받고 있다. 후반기에 안정적인 수비 뿐만 아니라 타격에서도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승선했고, 후반 대타-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하며 V12에 일조한 바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내년에 다시 1루 주전 경쟁 도전장을 낼 수 있는 유력 후보. 이번 마무리캠프를 통해 KIA 코치진에 눈도장을 찍어야 한다.

주전 자리 탈환을 노리는 황대인의 반등 여부도 관심사. 올해 스프링캠프 명단에 합류하지 못했던 황대인은 퓨처스(2군) 캠프 MVP 선정을 계기로 시범경기에서 기회를 받았고, 이를 살리며 개막엔트리에 합류했다. 그러나 개막 나흘 만에 주루 중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쳤고, 이후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마무리 했다. 커리어 로우로 시즌을 마친 가운데, 현재 경쟁구도 상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반등 여지를 보여주지 못하면 새 시즌 입지 구축이 매우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반등이 절실하다. 꾸준히 기회를 얻었지만 여전히 알을 깨지 못하고 있는 오선우도 황대인과 함께 오키나와에서 실마리 찾기에 나선다.

'영원한 주전'은 프로 세계에 통용되지 않는다. 숙제의 해답을 찾았지만, KIA는 또 다른 답을 찾기 위해 나섰다. 오키나와에 모인 세 선수가 증명해야 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