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김단비와 아이들' 우리은행이 우승후보 삼성생명을 격침했다. 미디어데이에서 나머지 5개 구단 사령탑의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삼성생명은 개막 3연패 수렁에 빠졌다. 우리은행은 4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홈경기에서 삼성생명에 73대65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전반 내내 끌려다니다가 3쿼터부터 대반격을 시작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걱정했는데 이날만큼은 동료들이 투지를 불태우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삼성생명은 김단비의 3점을 최대한 차단할 작전으로 나왔다. 그러나 김단비는 3점슛을 단 1개만을 포함해 30점을 퍼붓는 괴력을 뽐냈다.
김단비는 여자프로농구 단일리그 사상 최초로 3경기 연속 30득점에 성공했다. 김단비는 지난 두 경기에서 34점을 기록한 데 이어 삼성생명전도 30점을 맹폭했다. 과거 여름리그와 겨울리그로 치러지던 시절까지 포함하면 1999년 겨울과 2001년 여름 정선민(당시 신세계)에 이어 역대 3호다.
다음은 김단비와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진짜 오늘 라커룸 들어가서 동료들한테 이야기했다. 승리가 챔프전 이후 눈물날 정도 처음이다. 오늘 변하정 선수가 수비 열심히 해줬다. 오늘의 수훈선수는 변하정이라고 생각한다.
-변하정 선수가 본인을 롤모델이라고 따르는데.
▶말은 그렇게 하는데 사회생활인지 모르겠다. 이석증 있는데 그것도 따라하고 담걸리는 것도 따라 걸리고 아픈것까지 따라한다. 제가 어렸을 때보다 몸은 훨씬 좋다. 몸을 부딪혔을 때 파워나 그런 점이 훨씬 좋다. 하정이는 힘이 더 좋고 제가 어렸을 때부터 인터벌을 훨씬 잘 뛴다. 물론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아시아쿼터)모모나와 나츠키에게 어떤 점을 주문하는지?
▶너무 많다. 일단은 내가 힘들다보니 빨리 치고 넘어가달라고 한다. 슛을 자신있게 쏴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멤버가 엄청 달라졌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우리은행의 농구를 보여드렸다고 하기에는 많이 부족하다. 계속 시행착오가 있는 것 같다. 첫 경기는 잘했는데 BNK전은 무너졌다. 오늘도 전반엔 무너졌다가 다시 치고 넘어왔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멤버 많이 바뀌고 전력 약해졌는데 그래도 이렇게 2승을 한 힘은 비시즌때 훈련 열심히 한 덕분이다.
-3경기 연속 30점 최초다.
▶여자농구에서 제 기록을 하나도 못남기고 간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뭔가 하나는 기록을 남긴 것이 뜻깊다. 이 기록은 남기고 가는 선수였으면 좋겠다. 아무도 깨지 않고 하나라도 남기고 싶다.
-한엄지의 도움이 컸다.
▶내가 오늘 슛 감각이 안 좋았다. 엄지가 공격 리바운드를 많이 해준 덕분에 슛 밸란스 무너졌는데도 자신있게 슛을 쐈다.
-시즌 초반이지만 힘들지 않나.
▶힘들어요. 18번째 시즌 치르는데 한 경기 한 경기 안 힘든 시즌이 없었다. 정말 안 힘든 시즌이라고 해봐야 2년전 좋은 멤버들과 함께 했던 그나마 그 때다. 그런데 그 때에도 힘들었다. 새로운 팀 와서 보여줘야 한다, 못 보여주면 어떻게하나, 이겨야 한다, 우승해야 한다 그런 강박이 있었다. 지금은 이기는 것보다 동생들 아울러서 어떻게 좋은 게임할까 그런 책임감이 강하다. 조금 더 힘든 점이 있다면 한 살 더 먹어서 회복이 늦는다는 점이다. 그것 말고는 모든 경기 책임감 가지고 하기 때문에 힘들다.
-수비도 잘했는데.
▶우리은행 하면 수비는 무조건 기본이다. 공격이 안 되면 수비는 당연히 집중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 수비는 하던대로 했다. 다른 선수들이 조금 부담감 갖지 않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한다.
아산=-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