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는 하루 동안 무슨 고민을 한 것일까.
에이스 게릿 콜이 옵트 아웃을 한 건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이었다. 9년 3억2400만달러 계약의 5년을 소화한 콜은 자신의 권리인 옵트 아웃을 발동했다. 하지만 콜이 곧바로 FA 자격을 획득한 건 아니다. 양키스가 기존 계약에 1년 3600만달러를 붙여 기간을 연장하면 옵트 아웃 효력은 사라진다.
즉 남은 4년 1억4400만달러를 5년 1억8000만달러로 만들어 주면 콜은 그대로 양키스에 잔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양키스 구단은 하루가 지난 4일까지 이와 관련한 결정을 하지 않았다. 현지 시간으로 일요일이기도 하지만, FA 시장 개장을 앞두고 가장 바쁜 시기에 결정을 미루고 있는 것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분위기로 봐야 한다.
옵트 아웃을 무마시킬 수 있는 마감 시각은 5일 오전 7시다.
양키스는 콜에게 연간 3600만달러가 아깝지 않은 에이스가 더 이상 아닌 것일까.
콜은 지난 31일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5차전에 선발등판해 4회까지 무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펼치다 5회에 한꺼번에 5실점하며 무너졌다. 중견수 애런 저지의 어이없는 포수 실책과 유격수 앤서니 볼피의 3루 송구실책이 나오기는 했지만, 2사 1,2루서 콜이 무키 베츠를 평범한 1루수 땅볼로 유도하고도 베이스커버를 들어가지 않은 실수가 무척이나 치명적이었다.
결국 양키스는 6대7로 역전패를 당해 시리즈 전적 1승4패로 무릎을 꿇고, 패권을 다저스에 내주고 말았다. 물론 양키스가 해당 경기에 대한 책임을 콜이 지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콜은 올해까지 양키스에서 5시즌 동안 125경기에 출전해 759이닝을 던져 59승28패, 평균자책점 3.12, WHIP 1.025를 마크했다. 작년에는 33경기에서 209이닝을 투구해 15승4패, 평균자책점 2.63, 222탈삼진을 올리며 생애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에이스임을 부인할 수 없다. 올시즌에는 팔꿈치 부상 탓에 6월 중순이 돼서야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17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1로 제 몫을 했다.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는 1승, 평균자책점 2.17로 잘 던졌다.
하지만 양키스가 콜의 나이와 구위에 대해 불만을 가지게 됐을 가능성이 높다. ESPN은 '팔꿈치 부상 여파로 콜의 패스트볼 구속은 작년과 비교해 1마일 정도, 2022년과 비교하면 2마일이 하락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이번 FA 시장에 톱클래스 선발투수들이 많아 양키스의 고민이 깊어질 수도 있다. 코빈 번스, 블레이크 스넬, 맥스 프리드, 잭 플레허티가 양키스가 노릴 수 있는 선발들이다. 특히 양키스는 지난 겨울 스넬과 적극적으로 협상을 한 바 있고, 플레허티의 경우 지난 여름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얘기가 오갔었다.
이들 4명 모두 콜보다 많은 AAV(평균연봉)를 받기는 어렵다. 또한 할 스타인브레너 양키스 구단주는 페이롤을 줄이려는데 혈안이 돼 있다는 보도도 나온다. 다시 말해 콜을 내치고 그보다 몸값이 낮으면서 더 효율적이고 젊은 에이스로 갈아탈 수 있다는 얘기다. 내년 개막 시점을 기준으로 콜은 34세이고 번스는 30세, 스넬은 32세, 프리드는 31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