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이게은기자] 격투기 선수 추성훈이 자신을 넘어 딸 사랑이까지 겨냥한 협박성 악플에 충격을 받았다.
3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이하 '강연자들')에서는 '세상이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라는 주제로 강연이 열렸다.
추성훈은 자신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은 이유가 어렸을 때 유도를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아버지가 엄청 무서워서 유도만 바라봤다. 대학교에 졸업한 후에는 일반 실업팀을 가야 했는데 일본 실업팀을 가려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했다. 일본 실업팀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왔는데 한 달에 300만원을 준다고 하더라. 솔직히 엄청 흔들렸지만 한국으로 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그렇게 부산 시청 소속으로 입단을 했고 꿈에 그리던 태극마크를 달았을 때 눈물이 났다고 했다.
추성훈은 한국에 온 지 1년 만에 에이스로 떠올랐지만 뜻밖의 어려움에 빠졌다. 추성훈은 "유도 협희에서 잘못된 판정이 너무 많이 있었다"라며 국제무대에서 1등을 해도 석연치 않은 판정에 울어야 했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탈락했고 그 후 일본으로 귀화하기로 결정한다.
일본 국가대표가 된 후 2002 부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 위해 다시 부산을 찾은 추성훈. 그는 결승전까지 올라가 한국 선수와 싸웠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추성훈은 "시상식에서 일장기가 가운데에 올라가고 그 옆에 태극기가 올라가는데 기쁘지만 뭔가 이상했다"라고 떠올렸다. 다음날 신문 1면에는 추성훈 기사가 "조국을 메쳤다"라는 헤드라인으로 보도됐다. 추성훈은 "한국과 일본에서 악플이 너무 많았다. '난 도대체 어디 사람이야?'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복잡했던 심경을 털어놨다. "쪽바리 ㅅㅋ 일본으로 꺼져", "X쓰레기 XX 쳐 나오지 마", "한국말도 못 하는 XX XX" 등 충격적인 악플도 공개했다.
추성훈은 유도 은퇴 후 이종격투기 선수로 활동했는데 당시 한국 팬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다면서 "예상을 못 했는데 우리나라 팬들이 엄청 응원해 줬다. 팬들이 너무 감동받았다고 했는데 제가 훨씬 많이 감동받았다"라고 말했다.
다시금 악플에 대한 상처를 언급하기도 했다. 추성훈은 "지금도 악플이 있다. 저는 괜찮은데 사랑이가 볼까 봐 마음이 아프다. 사랑이를 겨냥한 악플이 있는데 '딸 조심해라', '네가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다' 등의 내용이더라. 육아 예능을 할 때 유치원 등하굣 길이 무서워서 같이 가줬다. 사랑이가 TV에 나오는 게 맞는 건지 많이 고민하기도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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