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정인하 교수가 대한당뇨병학회 국제학술대회 '2024 KDA Scientific Meeting: 14th International Congress of Diabetes and Metabolism (ICDM2024)'에서 최우수구연상(Best oral presentation)을 수상했다.
정 교수는 '둘라글루타이드에 의한 혈당 조절 개선과 제2형 당뇨병 환자의 렙틴, 오베스타틴 수치 변화의 연관성'(Improvement of glycemic control by dulaglutide is associated with changes in leptin and obestatin levels in patients with type 2 diabetes mellitus, 교신저자 고려대안산병원 내분비내과 유지희 교수) 연구 발표를 통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그동안 당뇨병 치료제인 GLP-1 수용체 작용제 둘라글루타이드는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에 비해 위장관 호르몬에 대한 연구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에 정 교수는 제2형 당뇨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24주간 둘라글루타이드 투여 후 혈당 조절 개선과 렙틴, 오베스타틴 등의 호르몬 수치 변화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렙틴은 뇌가 포만감을 느껴 더 이상 음식을 섭취하지 않도록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인데, 당뇨병 환자나 비만한 사람에서는 오히려 렙틴의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렙틴 저항성'이 나타난다. 이로 인해 포만감을 느끼지 못해 과식을 유발한다. 오베스타틴 또한 식욕 억제와 관련된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 둘라글루타이드는 당화혈색소(HbA1c)를 감소시키고, 인슐린을 만드는 췌장 베타세포의 기능을 개선했다. 또한 둘라글루타이드 역시 다른 GLP-1 수용체 작용제와 마찬가지로 렙틴 수치를 낮춰 혈당 조절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도 이번 연구에서 처음으로 확인했다. 특히 오베스타틴 수치의 증가가 GLP-1 수용체 작용제의 혈당 개선 효과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밝혀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 교수는 "둘라글루타이드 투여를 통해 오베스타틴 수치의 증가뿐만 아니라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과 함께 렙틴 수치가 감소되면서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개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연구를 시작으로, 2형 당뇨병 환자에서 GLP-1 수용체 작용제에 특히 효과적으로 반응하는 환자들의 특성을 규명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