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를 잡았지만 그만한 대가를 치르고 말았다.
토트넘은 3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시티와의 2024~2025시즌 카라바오컵 16강에서 2대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이날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맨시티 킬러' 손흥민이 부재한 가운데, 최소한의 로테이션만 돌렸다. 중원까지는 기존 전력을 그대로 갖췄다. 다만 수비진에 변화를 꾀했다. 부상을 당하면 마땅한 대체자가 없는 페드로 포로와 데스트니 우도기를 선발로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센터백이지만 레프트백으로 뛸 수 있는 판 더 펜을 넣었고, 판 더 펜 자리에는 라두 드라구신이 투입됐다. 라이트백으로는 아치 그레이가 나왔다. 하지만 경기 시작하기 전 워밍업을 하기 전부터 판 더 펜의 몸상태가 심상치 않았다는 게 밝혀졌다. 경기장에 방문한 팬들의 SNS를 통해 공개된 내용이다. 판 더 펜은 이상을 참고 경기를 뛰기로 했다.
결국 사고가 터졌다. 전반 11분 만에 판 더 펜이 햄스트링에 이상을 느끼고 주저앉았다. 판 더 펜은 이번에도 햄스트링이 문제였다. 속도가 빠른 사비뉴와 경합한 후 판 더 펜은 우측 햄스트링을 만지기 시작했다. 결국 스스로 주저앉고 말았다.
의료진이 투입돼 판 더 펜의 상태를 점검해줬지만 경기를 다시 뛸 수 없는 몸상태였다. 판 더 펜은 직접 걸어서 밖으로 나갔지만 매우 울상이었다. 한 손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 모습도 보였다. 옆에서 동료들이 위로해줬지만 판 더 펜의 기분은 풀어지지 않았다. 곧바로 우도기가 교체로 투입됐다.판 더 펜은 토트넘에서 빠져서는 안될 핵심 전력이다. 로메로와 판 더 펜이 있을 때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적인 전술이 안정화된다. 1명이라도 빠지면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판 더 펜의 부상이 더욱 걱정스러운 이유는 점점 고질병처럼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볼프스부르크에 있을 때부터 햄스트링에 부상을 당한 적이 있는 판 더 펜은 지난 시즌에도 똑같은 부위에 두 번이나 부상을 당했다. 이번 시즌에는 햄스트링이 잘 버텨줘야 했지만 시즌 시작 2개월 만에 벌써 문제가 생겼다. 판 더 펜이 눈물을 보인 이유도 반복된 부상 탓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경기 후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판 더 펜은 햄스트링에 무언가를 느꼈다. 판 더 펜의 정확한 상태를 듣지 못했지만 확실히 이상한 무언가를 느꼈다. 상태를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판 더 펜은 햄스트링은 자주 다쳤기 때문에 복귀까지 얼마나 소요될지 미지수다. 길게는 2개월, 짧게는 2주 정도 휴식을 취한 적이 있다.
판 더 펜 부상도 문제인데 부주장인 로메로까지 이상하다. 로메로는 후반 8분 벤 이비스와 교체됐다. 로메로는 판 더 펜처럼 고통을 호소하지도 않았지만 교체됐다. 맨시티의 공세를 잘 막아내던 시점에 이뤄졌던 교체라 다소 의야했다.이유는 로메로도 몸상태가 좋지 않았기 문이다. 경기 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로메로는 피곤해했다. 하프타임에 교체하는 것도 고려해야 했다. 판 더 펜을 잃은 뒤에 또 다른 센터백을 잃고 싶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교체 권유에도 로메로는 경기를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선수의 몸상태로 도박을 할 생각은 없었다. 그는 "로메로는 나한테 괜찮다고 말했지만 내 직감은 나에게 데이비스가 있으니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판 더 펜이 애스턴 빌라전에서 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로메로마저 결장하게 된다면 토트넘 수비는 비상이 걸린다. 드라구신이 있다고 해도, 최근 경기력이 썩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