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이용자의 부식 발생 경험이 가장 많은 브랜드는 현대차, 가장 적은 국내 브랜드는 제네시스로 조사됐다. 국산차 평균 부식 발생 부위 수는 100대 당 28건으로 수입차 평균(9건)의 3배가 넘었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연례 자동차 기획조사(매년 7월 10만명 대상)’에서 새차 구입 후 1년 이상(23년 6월 이전 구입)인 소비자에게 부식 발생 경험을 묻고 ‘100대 당 부식 발생 부위 수(CPH)’를 산출했다. 이어 국산차 브랜드별로, 국산차와 수입차별로 비교했다. 보유기간을 2~5년차, 6~10년차, 11년차 이상으로 나눠 시기별 발생 추이도 살펴봤다.
올해 조사에서 새차 구입 후 2년 이상 경과된 전체 차량의 부식 발생 부위 수가 가장 많은 국산차 브랜드는 현대차로 33 CPH였다. 이어 기아(30 CPH)와 KG모빌리티(25 CPH) 순이었다. 100대당 발생한 부식 부위 수가 각각 33건, 30건, 25건이었음을 뜻한다.
이들 3개 브랜드의 순위는 작년과 같았는데, 발생 부위 수에서 현대차(+1 CPH)와 기아(+3 CPH)는 소폭 증가, KG모빌리티(-1 CPH)는 소폭 감소했다.그 다음은 르노코리아(23 CPH, +3 CPH)와 한국지엠(20 CPH, -2 CPH)으로, 작년 대비 증감이 엇갈리며 순위를 맞바꿨다.
부식이 가장 적게 발생한 국산 브랜드는 제네시스(10 CPH, +1 CPH)였다. 국산 유일의 프리미엄 브랜드답게 다른 국산 브랜드의 절반 또는 3분의1 수준에 불과했다. 제네시스는 2015년 독립 브랜드로 출범해 11년 이상 경과한 차량이 없음을 고려하면 다른 브랜드와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아 보인다.
주목할 부분은 작년보다 발생 비율이 소폭 증가(9→10 CPH)한 점, 특히 6년 이상 된 차량에서 2배 가까이 급증(11 CPH→20 CPH)한 점이다. 앞으로 시간 경과에 따라 조사 대상 차령이 늘어날수록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보유기간(차령)별로 비교해도 현대차와 기아의 부식 발생 부위 수가 거의 모든 차령에서 제일 많았다. 2~5년에는 각각 11 CPH, 6~10년에는 각각 27 CPH로 동일했다. 11년 이상에서도 현대차 58 CPH, 기아 60 CPH로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이에 비해 한국지엠(차령별 10, 14, 34 CPH)과 르노코리아(차령별 10, 18, 38 CPH)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KG모빌리티는 2~5년에는 제네시스만큼 우수(6 CPH)했던 반면 6~10년에는 보통 수준(21 CPH)으로 나빠졌고, 11년 이상에서는 크게 악화(59 CPH)됐다. 해당 시기별 생산 모델의 부식 품질 관리에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
국산과 수입차의 부식 관련 품질 차이는 여전히 컸다. 차령별로 2~5년에서는 국산이 수입의 2배, 5~10년에서는 2.4배, 11년 이상에서는 4.2배로 차이가 급격하게 커졌다. 전체 평균으로는 국산차(28 CPH)가 수입차(9 CPH)의 3.1배에 달했다. 작년(3.4배)보다 조금 완화됐지만 여전히 3배 이상이다.
자동차 부식 관련 브랜드별 구도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현대차와 기아가 가장 떨어지고 KG모빌리티는 중간 수준이며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 제네시스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구도다. 전년 대비 순위 변동이 거의 없고 수입차 대비 열세도 그대로다.국산 간판 브랜드인 현대차와 기아가 글로벌 톱3로 도약했지만 부식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부위별 발생 빈도도 이전과 비슷했다. 수입차(이하 6~10년 차 기준)는 도장면과 하부가 각각 5PPH로 동일했던 반면 국산차는 도장면(11 PPH)보다 하부(12 PPH) 발생 비율이 여전히 높았다.
특히 도어와 배기통의 부식 발생 비율이 수입차보다 현저하게 높았는데 이 또한 해마다 되풀이되는 결과다. 국산 브랜드일수록, 부식 품질이 낮은 브랜드일수록 부식에 취약한 곳, 눈에 덜 띄는 곳에 더 많이 발생했다.
김태진 에디터 tj.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