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김기동 서울 감독이 '2차 목표'인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정조준한다.
김 감독은 30일 오후 2시, FC서울 훈련장인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포항전 미디어데이에서 "우리가 포항과의 첫 맞대결에서 지면서 하락세를 탔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금은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4골 먹었을 때, 포항에서 골을 넣은 선수 중 허용준 이호재 박찬용이 모두 포항에 없다. 반면 우리는 그때 없던 야잔이 있고 제시 린가드가 있다. 기필코 이겨야 2차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포항은 이 경기보다는 이무래도 11월30일 코리아컵 결승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포항 공격수 허용준 이호재는 부상 중이고, 박찬용은 김천 상무에서 복무 중이다.
부르튼 입술로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 감독은 "포항전을 준비하면서 고뇌하고 분석했다는 증거"라고 웃으며 조크했다.
서울은 시즌 초 어려움을 딛고 18~20라운드 3연승, 24~28라운드 5연승을 질주하며 단숨에 상위 스플릿 진출권으로 진입했고, 결국 2019년 이후 5년만에 파이널 A그룹 진출을 확정했다. 내달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포항과의 36라운드에서 승리하면 ACL 진출권 획득 확률이 '95%'가 된다. 서울은 현재 승점 53점으로 4위, 포항이 승점 1점차인 52점으로 5위에 위치했다. K리그는 1~2위와 코리아컵 우승팀이 다음 시즌 ACL 엘리트에 진출하고, 리그 3위가 ACL2에 나선다. 군팀 김천 상무가 규정상 ACL에 진출할 수 없기 때문에 리그 4위까지 ACL 진출권을 따낼 가능성이 있다.
김 감독은 "초반 힘들 때, 성용이가 경기 끝나면 꼭 전화가 왔다. '잘 주무셨어요? 힘드시죠?'라고 물었다. 그때마다 나는 '조금만 기다려라. 조금만 시간을 가지면 좋아질 것'이라고 얘기해줬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변화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이런 변화를 통해서 (서울이)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00% 만족은 아니지만 점점 더 가면 갈수록 좋아질 것이고, 내년보다 내후년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서울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김기동은 다르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성공이다, 아니다를 논하기 전에 계획한 대로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서로간의 믿음 안에서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0%는 아니지만, 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ACL에 진출하면 감독, 팬을 떠나 선수들의 가치가 높아진다면서 선수들을 다음 목적지까지 끌고가고 있다.
올 시즌 서울은 홈 누적관중 43만4426명을 기록 중이다. 포항전과 10일 울산과의 두 번 남은 홈 경기에서 도합 6만6000명 이상이 모이면 50만 관중 돌파라는 대업적을 세운다. 김 감독은 "상암의 많은 팬 앞에서 경기를 한다는 것 자체에 자부심을 느낀다. 내가 초반에 조금만 더 잘했으면 60만명도 돌파하지 않았을까 싶다. 죄송한 마음이다. 포항전은 95% ACL(진출 여부)이 정해지는 경기가 될 것 같다. 5만 명 이상 팬들이 와주면 선수들이 그 이상 힘을 내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몇 년만에 징크스를 깰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리=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