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게 정말 명문 구단 팬의 품격인가. 뉴욕 양키스 일부 팬들이 월드시리즈에서 황당한 행위를 저질렀다.
3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4차전.
1회말 말도 안되는 장면이 나왔다. 양키스의 1회 선두타자 글레이버 토레스가 오른쪽 파울 지역으로 향하는 뜬공 타구를 날렸다. 다저스의 우익수 무키 베츠가 오른쪽 파울 지역 근처로 달려 나갔고, 결국 우측 파울존 상단 관중석 펜스 바로 앞에서 껑충 뛰면서 글러브를 뻗어 잡아냈다.
그런데 거기서부터 시작이었다. 해당 관중석에는 대부분 홈팀인 양키스 팬들이 있었는데, 가장 앞줄에 서있던 팬들 가운데 2명의 남성들이 베츠의 글러브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베츠가 잡은 공을 다시 끄집어내겠다는 뜻이었다. 한 남성이 베츠의 글러브를 벌려 잡아채듯이 공을 뺏어서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던졌고, 다른 남성은 글러브를 사수하기 위해 발 버둥치는 베츠의 손을 힘으로 제압했다. 결국 공이 다시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갔다.
'아웃'이 아닌 '파울'을 만들고싶은 노력이었겠지만 헛수고였다. 베츠가 억울한듯 펄쩍 뛰며 모션을 취했고, 시비가 붙은 지역으로 달려오던 심판진이 규정에 따라 '아웃'을 선언했다. 해당 관중들은 오히려 '왜 파울이 아니냐'며 억울해하는 동작까지 취했다. 관중의 방해로 인한 아웃이다.
해당 관중들은 양키스의 저지를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해 양키스팬인 것으로 보인다. 양키스는 월드시리즈 1~3차전을 모두 지면서 우승 실패 위기에 놓여있다. 그만큼 양키스타디움 관중석 분위기 역시 과열된 상태다.
하지만 상대팀 선수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행위는 용납될 수 없다. 심지어 근처에 있는 양키스팬들이 남성들에게 야유를 보냈고, SNS에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업로드하며 '이들을 처벌해달라'는 게시글을 작성했다.
베츠의 수비를 방해한 관중들은 곧장 경기장 경호원들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 메이저리그 팬들은 '그들에게 영구 출입 금지 징계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