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원태인이 내려올 때, LG쪽에 연락을 했다."
LG 트윈스 임찬규가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급작스러운 건 아니고, 야구 국가대표팀 류중일 감독이 일찌감치 임찬규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프리미어12에 참가하는 대표팀은 29일에도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이어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날 훈련을 앞두고 35인 훈련 명단에서 원태인(삼성)을 제외하고 임찬규를 합류시킨다고 공식 발표했다.
예정된 수순이었다. 원태인은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3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어깨가 좋지 않아 강판을 했고, 정밀 검진 결과 오른어깨 관절와순 손상 및 회전근개 염증. 최소 4~6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안그래도 선발 자원이 부족한 대표팀 현실에서 원태인이라는 에이스가 빠지는 건 큰 타격이었다. 하지만 아쉬워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대체자를 구해야 했다.
올해 포스트시즌 엄청난 활약을 한 임찬규 얘기가 자연스럽게 나왔다. 구위, 제구도 좋고 최근까지 경기를 한 점도 플러스였다. 그런데 28일 훈련 전 임찬규 얘기가 나오자 류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29일 훈련을 앞두고 만난 류 감독은 "사실 임찬규를 마음 속에 두고 있었는데, 어제는 질문이 갑자기 나와 아닌 체 했다"며 웃었다.
류 감독은 "임찬규가 가장 최근까지 경기를 했다. 포스트시즌에 탈락해 오래 쉰 선수들은 안됐다. LG 염경엽 감독에게도 전화를 했고, 임찬규 본인과도 통화를 했다. 염 감독도 흔쾌이 OK 사인을 했고, 임찬규 역시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올시즌 임찬규에 대해 "내가 LG 감독을 할 때는 구속이 안나왔는데, 올해는 140km 중반대가 나오더라. 커브도 좋다"고 말하며 "사실 원태인이 한국시리즈 4차전 마운드를 내려갈 때 몸이 안좋다는 걸 직감했다. 부상을 확인하자마자 LG쪽에 연락을 취했다"고 했다. 원태인 부상 순간부터 임찬규를 머릿 속에 그리고 잇었다는 의미다.
류 감독은 "삼성의 좌완 이승현, KIA의 윤영철도 고려했다"고 했지만, 결국 선택은 임찬규였다. 임찬규는 30일 훈련에 합류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이후 6년 만의 대표팀 승선이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