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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매진·교통편 대란·시내 불야성…37년만의 광주 우승, 도시에 활기가 넘쳤다[KS 현장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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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도시 전체가 난리가 났다. 모처럼 찾아든 수만명의 방문객에 광주광역시가 들썩였다.

2024 한국시리즈는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KIA는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대5로 승리하면서, 시리즈 전적 4승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정규 시즌 우승에 이은 통합 우승. 동시에 구단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12전 12승 전승 우승 기록도 이어가게 됐다.

무엇보다 이번 우승이 KIA 선수들, 팬들에게 뜻깊은 이유는 37년 만에 광주 홈 구장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IA 타이거즈가 광주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건 해태 시절이던 1987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홈 구장이던 무등구장에서 4차전에 우승을 확정했다.

그 이후로는 타 구장에서 축포를 터뜨렸다. 가장 최근의 우승이었던 2009년과 2017년 모두 서울 잠실구장에서 확정됐다. 2009년에는 중립 경기 제도가 남아있었던 때라 SK 와이번스와 잠실에서 5~7차전 중립 경기를 펼친 끝에 우승했고, 2017년에는 정규 시즌 우승팀이라 1,2차전을 광주에서 치른 후 3~5차전이 상대팀 두산 베어스의 홈 구장인 잠실에서 열렸다. KIA가 5차전에서 우승하면서 또 한번 잠실에서 축포가 터졌다.

정규 시즌 우승팀에게 최대한 많은 어드밴티지를 주는 현행 제도(정규 시즌 1위팀 홈 구장에서 1~2, 5~7차전 개최) 덕분에 그토록 염원했던 홈 구장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이범호 감독도 "수도권에도 우리 팬분들이 많이 계시고, 그분들은 우승을 많이 보셨지만. 광주팬들은 그런 모습을 많이 못 지켜보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우승을 꼭 이뤄드리고 싶었다. 달성한 것에 대해서 너무나 기분이 좋다"고 기뻐했다.

모처럼 광주시 전체가 들썩였다. 예매 오픈과 동시에 '티켓 전쟁'이었던 한국시리즈는 인기팀 KIA와 삼성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매 경기 전석 매진은 당연했고, 광주에 거주하는 홈팬들 뿐만 아니라 수도권 등 타 지역에 거주하는 팬들의 원정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광주송정역을 향하는 고속 열차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전부 매진을 기록했고, 고속버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한국시리즈 특수를 고려해 평소보다 배차 간격을 줄이고 차편을 늘렸지만 역부족이었다. 고속버스와 열차 칸마다 KIA와 삼성 유니폼과 점퍼, 응원 도구 등을 갖춘 야구팬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당연히 광주 시내도 특수를 누렸다.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전후 날짜에 상무지구, 충장로 등 시내 주요 번화가 몇몇 숙소들이 만실을 기록했다. 경기를 보러 오기 위해 타 지역에서 온 원정팬들은 물론, KBO 관계자, 언론 관계자, 업체 관계자 등이 몰려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숙소 대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택시도 싱글벙글이었다.

한 택시기사는 "광주송정역에서 야구장을 몇번 왔다갔다 한지 모르겠다. 모처럼 광주에 활기가 돈다. 시리즈 기간 동안 수만명의 외지인들이 오셨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지 모르겠다"고 고마워했다. 또 다른 택시기사도 "택시 뿐만 아니라 숙박업소들, 식당들도 효과를 누리고 있다. KIA 타이거즈가 광주 경제에 큰 기여를 해주고 있다"고 기뻐했다.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한 28일 밤에는 이튿날 새벽까지 시내에서 타이거즈의 우승을 자축하는 팬들로 북적였다. 야구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어느 번화가에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광주와 대구. 모처럼 수도권 시리즈가 아닌, 각 지역을 대표하는 인기 명문 구단들이 펼친 한국시리즈 진풍경.

사상 첫 천만관중을 돌파하며 문화로 자리매김 한 올 시즌 프로야구에 어울리는 멋진 피날레였다.

광주=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