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송정헌 기자] 한국시리즈 5차전. 중간계투 투수로 나와 1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KIA 곽도규가 이번엔 한국시리즈에 나서지 못한 동료 이의리를 위한 속옷 세리머니를 펼쳤다.
KIA 타이거즈 영건 투수 곽도규는 2004년생이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 5라운드 42순위로 입단한 프로 2년 차 투수다. 150km가 넘는 투심을 던지는 지옥에서라도 데려온다는 빠른 볼을 던질 줄 아는 왼손 투수다.
올 시즌 71경기 출전 55 2/3이닝 투구. 4승 2패 2세이브 삼진 64개로 KIA 필승조 투수로 성장했다. 프로 첫 출전한 한국시리즈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삼성과 펼친 한국시리즈에서 4경기 출전 4이닝 무투심 완벽투를 선보였다.
1차전 1⅓이닝을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2차전 8회초 1사 1루 마운드에 올라 두 타자를 처리하며 무실점 임무 완수. 4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 5차전에서도 1이닝 무실점 승리투수가 되며 KIA가 한국시리즈에서 올린 4승 중 2승을 기록한 투수가 됐다.
곽도규는 지난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8회말 등판한 곽도규는 선두타자 전병우에 2개의 공을 던져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후 이병헌에 우익수 앞 안타를 맞았다. 1사 1루 디아즈를 8구째 승부 끝에 내야 땅볼을 유도하며 병살 처리했다. 1루수 변우혁이 볼을 잡아 2루 송구, 다시 1루에 송구하며 1루주자와 타자를 모두 잡아내는 더블 플레이를 완성했다.
동료들 호수비로 1이닝 무실점 투구를 마친 곽도규는 모자를 옆으로 돌려쓰고 당찬 표정으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익살스럽게 모자를 옆으로 돌려쓴 곽도규는 주먹을 쥐고 당찬 표정으로 동료들을 잠시 바라봤다. 동료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유쾌한 세리머니였다.
KIA가 우승을 확정 지은 5차전 곽도규는 남몰래 준비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올 시즌 부상 때문에 한국시리즈 무대에 함께할 수 없었던 선배 투수 이의리를 떠오르게 하는 세리머니였다.
5차전 6회초 마운드에 오른 곽도규는 첫 타자 디아즈를 125km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 두 번째 타자 김영웃도 3구만에 헛스윙 삼진. 박병호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으나 다음 타자 이재현을 3루수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1이닝 1피안타 2삼진으로 깔끔하게 1이닝 무실점.
마운드를 내려오던 곽도규는 갑자기 유니폼 상의 단추를 풀고 속옷 세리머니를 펼쳤다. 유니폼 안에는 이의리의 48번 백넘버가 새겨진 유니폼이 보였다.
곽도규는 아무도 생각 못 한 '의리 세리머니'를 펼쳤다.
팬들과 동료들의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가을야구를 함께 할 수 없던 이의리를 위로하는 감동 세리머니였다.
KIA는 삼성을 잡고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프로야구 12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광주에서 우승을 확정 지은 것은 1987년 이후 37년 만이다.
KIA는 홈 팬들 앞에서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치며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 도중 나온 괴짜스럽지만 밉지 않았던 곽도규의 '의리' 세리머니도 광주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감동 선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