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에게 치명적인 어깨 통증…"큰 부상은 아니다"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토종 에이스 원태인(24)은 2023시즌을 마치고 병원에서 몸 전체를 살펴보는 정밀 메디컬 체크를 받았다.
본인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소속 팀이 밀어붙였다.
검사 결과는 이상 무. 삼성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원태인이 정밀 검진을 받은 이유는 지난해 엄청난 일정을 감내한 데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미국 플로리다주 개인 전지훈련을 시작으로 일본 오키나와 팀 스프링캠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전지훈련을 거쳐 일본에서 열린 WBC에 참가했다.
이후 프로야구 시범경기와 정규시즌을 치르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뒤 11월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도 나섰다.
1년 내내 쉼 없이 훈련하고 공을 던졌다.
올해에도 원태인은 28경기에 출전해 159⅔이닝을 책임졌다.
국내 선수 중에선 5번째로 많은 투구 이닝이었다.
가을야구에서도 중책을 맡은 원태인은 15일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6⅔이닝을 던졌고, 21일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5이닝을 지켰다.
매 경기 상대 타자들은 집요하게 원태인을 괴롭혔다.
선발 투수 자원이 없는 삼성을 무너뜨리기 위해선 원태인의 투구 수를 늘려 조기 강판을 유도해야 했기 때문이다.
상대 팀의 집중 견제에도 원태인은 "KS 4차전과 7차전에 출전할 수 있다"며 헌신을 자처했다.
하지만 어깨가 버티지 못했다. 원태인은 26일 KS 4차전에서 어깨 통증을 느껴 조기 강판했고 그날 병원 검진에서 어깨 관절 와순 손상 진단을 받았다.
관절 안에 출혈이 발견됐고 어깨 회전근개 힘줄염까지 관찰됐다.
어깨부상은 투수에게 치명적이다. 작은 부상이라도 어깨에 칼을 대는 순간 1년 재활은 각오해야 한다.
회전근 부상 혹은 어깨 관절와순 마모 증상으로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은 투수는 한 두 명이 아니다.
다행스러운 건, 원태인의 부상 정도가 그리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의료진은 4∼6주 정도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정대현 삼성 수석 코치는 28일 원태인의 정확한 몸 상태에 관해 "내년 시즌엔 문제 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며 "큰 부상은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등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사실"이라며 "언젠가 한 번쯤은 거쳐야 할 과정인데, 앞으로 몸 관리에 더욱 집중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태인은 다음 달에 열리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엔 출전하지 않는다.
대신 2025 시즌을 향해 어깨 회복에 집중할 예정이다.
삼성은 2024 KS 우승 트로피를 놓쳤지만, 에이스는 잃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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