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맨유가 2년 반 동안 클럽을 지휘한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영국의 'BBC'는 28일(이하 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은 웨스트햄에 패한 후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월요일 아침 구단 이사회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지난 여름 수석코치로 맨유로 복귀, 텐 하흐 감독을 보좌해 온 루드 반 니스텔루이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당분간 팀을 이끈다. 맨유는 이날 "텐 하흐 감독이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텐 하흐는 2022년 4월 사령탑에 선임돼 두 개의 국내대회인 2023년 카라바오컵과 2024년 FA컵에서 우승을 이끌었다"며 "우리는 텐 하흐와 함께한 모든 시간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행운이 따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리고 "반 니스텔루이 코치가 임시 감독으로 팀을 맡을 예정이며, 정식 감독 선임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맨유는 27일 웨스트햄과의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에서 1대2로 패했다.
맨유는 EPL 개막 9경기에서 단 3승만 거두며 14위(승점 11)에 머물렀다. 사상 최악의 성적이다. 유로파리그에서도 36개팀 가운데 21위에 추락해 있다.
2022년 여름 맨유의 지휘봉을 잡은 텐 하흐 감독은 첫 시즌 팀을 EPL에서 3위로 이끌었다. 리그컵에선 우승, FA컵에서는 준우승하며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은 정반대의 행보였다. 맨유는 EPL에서 7위 이하 떨어진 적이 없지만 8위에 그쳤다. 14패도 최다패다. 최다 실점, 마이너스 골득실차도 맨유의 굴욕이었다.
시즌 마지막 무대인 FA컵 결승전을 앞두고 텐 하흐 감독의 거취는 '경질'로 사실상 결론이 내려졌다. 반전이 있었다. 맨유는 '맨체스터 라이벌' 맨시티를 2대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텐 하흐 감독은 기사회생했다. 결과적으로 그는 두 시즌 연속 우승컵을 선물했다. 하지만 세 번째 시즌 그는 부진이 이어지며 결국 도중하차하게 됐다.
반 니스텔루이 대행은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인 2001~2022시즌부터 2005~2006시즌까지 맨유 공격의 핵으로 활약했다. 219경기에서 150골을 터트린 그는 EPL과 FA컵, 리그컵 우승을 한번씩 차지했다.
텐 하흐 감독의 후임 사령탑에는 사비 에르난데스 전 바르셀로나 감독이 거론되고 있다.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최근 '맨유가 텐 하흐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할 경우, 사비 감독이 잠재적인 타깃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맨유 중개인은 지난 몇 달 동안 사비 감독과 두 차례나 접촉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사비 감독은 스페인 축구의 '리빙 레전드'다. 그는 현역 시절 바르셀로나에서 무려 767경기를 출전하며 85골-185도움을 기록했다. 스페인 대표로 A매치 133경기에 출전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우승의 주역이었다.
2019년 5월 카타르 알 사드에서 현역 생활을 마감한 사비 감독은 곧바로 알 사드의 지휘봉을 잡으며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2021년 11월 친정팀인 바르셀로나의 감독에 올랐고, 2023~2024시즌을 끝으로 물러났다.
사퇴, 만류, 경질의 아픔을 겪은 사비 감독은 스페인에서 다시 감독을 맡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현재는 '무직'인 상황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