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바르셀로나의 라이벌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 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도 레알 팬들의 인종차별 구호에 즉각 분노했다.
스페인의 마르카는 28일(한국시각) '비니시우는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발생한 인종차별적인 모욕을 규탄했다'라고 보도했다.
레알은 27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2024~2025시즌 스페인 라리가 11라운드 '엘 클라시코' 더비 경기에서 0대4로 대패했다. 레알은 이날 경기 전반까지 0-0의 흐름을 유지했으나, 후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멀티골, 야말의 추가골, 하피냐의 쐐기골을 막지 못하며, 그대로 무너졌다.
다만 레알은 경기 결과뿐만 아니라 팬들의 매너에서도 지고 말았다. 바르셀로나 선수를 향해 인종차별과 욕설을 뿜으며, 최악의 매너를 보이고 말았다.
스페인 언론에 따르면 레알 팬들이 무차별적인 욕설과 발언을 쏟아낸 대상은 불과 17세의 선수인 라민 야말과 21세인 알레한드로 발데였다. 야말의 이날 경기 세 번째 득점 이후 관중석 근처에서 두 선수가 세리머니를 펼치자 레알 팬들이 문제의 발언을 쏟아냈다.
스페인의 렐레보는 '현장에서 포착된 일부 영상에서 인종차별적인 심각한 모욕이 담겨 있었다. 관중 사이에서 빌어먹을 흑인이라는 말이 분명히 들리며, 발데가 야말의 유니폼을 가리키자, 인종차별적 발언은 더욱 선명하게 들린다.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선수의 부모에 대한 욕설까지도 분명하게 외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라며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행위가 레알 팬들에게서 나왔다는 점은 더 심각한 부분이다. 레알은 최근 몇 시즌 동안 흑인 선수인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향한 인종차별 행위의 타깃이 되며, 이를 엄중하게 대처했었다. 리그 차원에 대한 개선과 사법적인 조치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충격적인 사건에 그간 인종차별의 대상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비니시우스도 라이벌 구단 선수들을 위해 입을 열었다. 마르카는 '비니시우스는 침묵하지 않았다. 그는 SNS를 통해 바르셀로나 선수들이 인종차별적 모욕을 받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라고 설명했다.
비니시우스는 개인 SNS를 통해 '베르나베우에서 인종차별이 일어난 것에 유감이다. 우리 사회에는 그런 범죄자들을 위한 자리가 없다. 야말, 안수 파티, 하피냐를 지지하며, 마드리드와 경찰이 범인을 식별하고 처벌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라며 지지 의견을 표했다.
비니시우는 꾸준히 인종차별에 타깃이 되었으며, 지난 시즌에도 발렌시아, 마요르카 등 일부 구단에서 인종차별 피해로 인해 고통받았다. 최근에는 스페인 법원이 비니시우스를 인종차별한 사람들에게 징역 1년과 경기장 출입 금지 3년을 판결하기도 했다.
한편 레알은 공식 성명을 통해 확실한 대처를 예고했다. 레알은 '축구와 전 스포츠에서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폭력과 관련되 모든 유형의 행동을 단호하게 규탄하며, 경기장에서 몇몇 팬들이 발언한 모욕적인 언사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레알은 이러한 발언을 한 가해자를 찾기 위한 조사를 시작했고, 적절한 징계와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