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송강호와 박정민, 장윤주가 영화 '1승'으로 뭉친 가운데, 배구 코트 위에서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2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1승'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송강호, 박정민, 장윤주와 신연식 감독이 참석했다.
오는 12월 개봉하는 '1승'은 이겨본 적 없는 감독과 이길 생각 없는 구단주, 이기는 법 모르는 선수들까지 승리의 가능성이 1도 없는 프로 여자배구단이 1승을 위해 도전에 나서는 이야기로, 영화 '카시오페아', '시선 사이'의 신연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신 감독은 '배구'를 소재로 한 영화를 연출하게 된 이유에 대해 "아무도 안 하길래 만들었는데, 안 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더라. 배구는 정말 어려운 스포츠다. 기본적으로 볼 컨트롤이 굉장히 힘든 종목이다. 실내 스포츠이지만 굉장히 다이내믹하다"며 "이제는 그걸 구현할 수 있는 시기가 됐다고 판단을 했고, 공의 움직임만 잘 보여줄 수 있다면 종목의 매력을 관객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간략히 언급했다. 신 감독은 "결혼하고 아이가 유치원에 갔을 때쯤 온 가족이 극장에서 행복하게 제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주'가 개봉할 때, 정민 씨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왠지 양반 역할은 해도 재벌 2세 역할은 안 할 것 같아서 캐스팅하고 싶었다. 윤주 씨는 소속사 운동회에서 모델 후배들과 어울리는 걸 봤는데, 독특한 리더십이 있더라. 송강호 선배와는 다른 작품을 준비할 때 사석에서 이야기를 나눈 적 있었다. 원래 김우진 감독이 젊은 캐릭터인데, 선배가 이런 내용이면, 삶의 굴곡도 있고 연배가 조금 높은 분들이 하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나중에 시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생각해 보니 선배가 말씀하셨던 부분이 맞는 것 같아서 작품 제안을 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1승'을 통해 소탈하고 유쾌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지도자 생활 통산 승률 10% 미만, 파면, 파직, 파산, 퇴출 그리고 이혼까지 인생도, 커리어도 백전백패인 배구선수 출신 감독 김우진 역을 맡았다.
송강호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진지하고 우리 삶을 깊이 파고드는 작품들이 많지 않나. 이번 영화에서 표현된 1승은 우리 인생에서의 1승과 비슷하다. 각각 사람마다 자기만의 1승이 따로 있는 것 같다"며 "이 이야기가 영화로 소개됐을 때 관객들이 용기를 얻고 행복해하실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고 전했다.
이어 "영화 '기생충'이 개봉하고 마무리가 될 때쯤 밝은 작품을 한 번 해보고 싶었다"며 "그전에 이미 박정민, 장윤주 등 매력 있는 배우들이 함께할 예정이라고 해서 이분들과 함께 개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정민은 마음먹은 건 일단 하고 보는 재벌 2세 프로 관종러 강정원을 연기했다. 영화 '동주' 각본을 쓴 신 감독과 두 번째 작업을 함께한 그는 "감독님과 '동주'로 홍콩의 한 영화제에 갔던 적 있었다"며 "그때 비행기인가 홍콩에서 감독님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신 적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꼭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감독 역할에 송강호 선배가 연기하신다는 소식을 듣고 뒤도 안 돌아보고 무조건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또 송강호, 장윤주와 첫 호흡을 맞춘 박정민은 "송강호 선배와 함께 촬영했던 순간순간들이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고,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며 "선배는 제가 학창 시절부터 마음속으로 품고 있던 꿈같은 분이시니까, 촬영장에서 함께 한다는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 선배와의 호흡이 제가 달성하고 싶었던 1승이었다. 윤주 누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뵀는데, 마치 그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셔서 많이 의지를 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장윤주는 20년째 벤치에서 가늘고 길게 버텨온 배구선수 방수지 역을 맡아 감독 송강호와의 케미를 과시할 예정이다. 그는 "정민 씨가 비행기 안에서 '1승'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다음 시나리오를 받았던 건 저다. 한 8년 전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연기에 대한 고민이 많았을 때라 망설여졌다. 근데 영화도 이례적으로 못 들어가고 있었더라. 그 이후에 4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시나리오를 완전히 잊고 있었는데 '1승' 제작 소식을 듣게 됐다"며 "알고 보니 송강호 선배가 감독 역할로 들어오시면서 빠른 시일 내에 투자가 됐다고 하더라. 그 소식을 듣고 재밌게 연기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봉시기도 갑작스럽게 정해졌기 때문에, 드라마틱한 히스토리가 될 것 같아서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1승'은 올겨울 극장가의 기대작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송강호는 "1승이 곧 100승이 되고, 100승이 1000승이 될 수 있다"며 "우리 영화는 '배구'를 소재로 경쾌하고 밝은 이야기를 그렸는데, 각자가 살아가면서 자신만의 1승이 분명 있을 거다. 영화를 본 관객 분들에게 원하는 걸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