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가 월드시리즈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저지는 2차전까지 9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1차전에서는 5타수 1안타, 2차전서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경기에서 홈런과 타점, 득점, 볼넷은 한 개도 없고 삼진은 6번 당했다. 특히 OPS가 0.222에 불과하다.
올 포스트시즌 전체 성적은 타율 0.150, 2홈런, 6타점, 6득점, OPS 0.325. 스코어링 포지션에서는 10타수 무안타다. 정규시즌 MVP를 예약한 양 리그 통합 '홈런-타점왕'은 어디에도 없다. 저지는 올해 타율 0.322, 58홈런, 144타점, OPS 1.159를 마크하며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타율, 타점, 루타(392), OPS, OPS+(223), bWAR(10.8)이 62홈런을 때린 2022년보다 높다.
그런데 왜 저지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걸까. 사실 저지는 이전 포스트시즌서도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포스트시즌 통산 55경기에서 타율 0199, 15홈런, 31타점, OPS 0.740을 마크 중이다.
저지는 월드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양키스 전설이자 '영원한 캡틴'으로 불리는 데릭 지터를 라커룸 앞 복도에서 만났다고 한다. 당시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순이 월드시리즈 무대가 아니다. 우승하는 것"이라고 했고, 저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장면이 FOX 중계 화면에 잡혔다.
저지는 MLB.com과 인터뷰에서 "분명히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 내 역할을 해야 한다. 여기 다른 선수들은 제 몫을 하고 있고, 출루를 한다. 그들을 도와줘야 하는데 오히려 망치고 있다. 지금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며 자책했다.
저지의 방망이가 침묵하면서 양키스는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물론 전적으로 저지의 책임은 아니지만, 다저스가 프레디 프리먼,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오타니 쇼헤이, 무키 베츠 등 간판타자들이 돌아가면서 맹타를 터뜨린다는 점에서 저지의 존재감은 너무 미미하다.
저지가 침묵하면서 후안 소토, 지안카를로 스탠트의 부담이 너무 커졌다. 소토는 "타석 하나에 관한 것이다. 매우 힘들다는 걸 안다. 그러나 저지는 최고의 타자다. 정상 컨디션을 찾는데는 한 개의 타석이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저지를 응원했다.
저지는 올시즌 초반에도 지금과 같은 슬럼프를 겪은 바 있다. 5월 3일까지 33경기에서 타율이 0.197에 불과했다. 그래도 홈런 6개를 쳤고, OPS는 0.725로 리그 평균보다 높았다. 애런 분 감독은 "저지가 나름대로 결과물을 얻었으면 한다. 방망이가 다시 뜨거워지고 제 몫을 해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할 것 같은 느낌이다. 그게 바로 지금"이라며 분발을 촉구했다.
저지는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ALCS 2차전과 3차전에서 잇달아 홈런을 터뜨리며 타격감을 찾았지만, 이후 금세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유인구에 속는 일이 잦다.
저지는 "경기가 나에게 오도록 하기보다 내가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리드오프 글레이버)토레스와 (2번 후안)소토가 출루하고 있으니, 난 내 몫을 해야 한다"며 "그러나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오는 공이 아니면 대신 볼을 골라 걸어나가도록 해야 한다. 단순하고 간단한 이치다. 스트라이크에 스윙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