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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순간, 라팍에 정적이 흘렀다...박찬호는 안타까움에 머리를 감싸쥐었다 [KS3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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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4-2 삼성 라이온즈의 리드. KIA 타이거즈의 9회초 공격. 2사 만루. 타석에는 박찬호.

큰 타구 한 방이면 역전이었다. 박찬호가 홈런 타자는 아니지만, 안타 1개에 동점 그리고 장타면 역전까지 충분히 가능했다. 절체절명의 순간.

삼성 마무리 김재윤의 초구가 손을 떠났다. 이날 김재윤의 구위는 정상이 아닌 듯 보였다. 자신이 없으니 볼이 늘어났고, 그렇게 주자가 쌓였다.

그 초구가 밋밋했다. 박찬호의 방망이가 벼락같이 돌았다. 경쾌한 타구음. 완전히 정타였다. 주자들은 올 스타트였다.

삼성 3루수 김영웅은 넘어갔다. 파울 라인 안으로만 들어오면 최소 2루타였다. 최소 동점, 역전도 가능할 수 있었다. 양팀의 운명을 가를 순간.

파울이었다. 파울 라인을 살짝 벗어났다. 일순간 만원 관중이 들어찬 라이온즈파크에 적막감이 흘렀다. 한 쪽에서는 깊은 탄식이 터져나왔다.

삼성쪽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KIA 더그아웃에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방방 뛰었다. 너무 아쉬웠기 때문이다. 특히 타구를 친 박찬호는 아쉬운 마음에 타석으로 다시 돌아오기도 힘들었다.

거기서 힘이 빠져버렸을까. 박찬호는 김재윤의 2구째 슬라이더를 다시 잡아당겼지만, 3루수 김영웅 정면이었다. 그렇게 숨막히던 승부가 끝났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경기 후 "많이 놀랐다(웃음). 페어가 됐으면 역전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초구가 그렇게 돼 아찔했다"고 그 타구를 본 소감을 밝혔다.

삼성 좌익수 김헌곤은 자신쪽으로 날아오는 타구에 "가슴이 철렁했다"고 말하며 "나는 페어든, 파울이든 일단 타구쪽으로 스타트를 해야했었다. 정말 다행히 파울이었다. 다행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이켰다.

그래도 박찬호는 광주 2경기에서 무안타에 허덕이다 이날 마지막 타석에 앞서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 안타까지 쳤다면 영웅이 될 뻔 했다. 이범호 감독은 "큰 경기는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판가름 난다. 앞선 두 경기에서 무안타였지만 오늘을 계기로 반등하지 않을까 싶다"고 위안을 삼았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