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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피안타+6승1패 압도, 그럼에도 KIA는 '라팍'이 두렵다...대체 왜[KS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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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승을 안고 대구 라이온즈파크로 향하는 KIA 타이거즈.

올 시즌 라팍(라이온즈파크 애칭)에서의 추억은 '맑음'이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7차례 맞대결에서 6승1패로 압도했다. 승률은 무려 .857. 대구 경기 한정 시즌 팀 타율이 3할3푼5리에 13홈런 49타점, 팀 OPS(출루율+장타율)가 0.961에 달한다.

타격만 좋았던 게 아니다. KIA의 대구 경기 팀 평균자책점은 3.95로 KT(2.73)에 이은 2위. 피홈런은 12개로 KT와 LG(이상 11개)에 이은 공동 3위다. 66이닝에서 50개의 피안타를 맞는 데 그쳐 최소 부문 1위다.

라이온즈파크는 모든 팀 투수들에 '공포의 구장'이다.

올 시즌 라이온즈파크에서 나온 홈런은 216개. 잠실구장(220개)에 이은 전체 2위다. 하지만 잠실구장을 LG, 두산이 함께 쓰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1위와 다름없다. '홈런공장' 랜더스필드(194개)보다 많은 홈런이 나왔다. 가장 적은 홈런 수를 기록한 부산 사직구장(98개)보다 두 배 이상 많은 홈런이 나왔다.

라이온즈파크는 극도의 타자 친화형 구장으로 꼽힌다. 중앙 펜스까지 거리는 122.5m지만 특유의 각진 외야 펜스 탓에 좌중간-우중간 거리는 107m에 불과하다. '홈런 공장'으로 불리는 인천 랜더스필드(좌-우 중간 115m)보다 8m나 짧다. 타자들에겐 구단 뒤편 녹지로 인해 공이 잘 보이는 효과도 있다고.

이런 라이온즈파크에서 좋은 상대전적과 투-타 스탯을 쌓은 KIA. 안방에서 가진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시원한 승리로 장식했다는 점에서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전히 안심하지 못하는 KIA다.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는 다른 세상이다. KIA가 대구에서 좋은 추억을 쌓은 것은 맞지만, 매 이닝 최고의 집중력 속에 치르는 한국시리즈는 다른 색으로 물들 수 있다. 언제 홈런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라이온즈파크 특성상, 예기치 못한 한방에 흐름을 빼앗길 수 있다. 팀 홈런 부문 1위(185개) 삼성이라면 언제든 한방으로 분위기를 빼앗아 올 수 있다. KIA가 이번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기도.

2승으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90%를 잡는데 성공한 것도 마냥 호재는 아니다. 광주에서 고개를 숙인 삼성이지만, '사자굴'로 돌아오면 또 다른 힘을 낼 수 있다. 올 시즌 누적 134만, 평균 1만8000여명으로 비수도권 1위이자 전체 2위 관중 동원을 기록한 라이온즈파크의 열기는 상상을 초월할 전망. 삼성의 반등을 향한 일방적 응원이 KIA엔 화살로 돌아올 수 있다.

아직 V12로 가기 위해선 두 걸음 더 남았다. 과연 호랑이는 사자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