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즌 여자프로농구(WKBL)가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단연 아시아쿼터다. WKBL은 2020~2021시즌부터 외국인에게 문을 닫았다가 다시 변화를 꾀했다. 올해부터 아시아쿼터가 처음 시행된다. 총 8명이 한국 무대에 데뷔한다.
또 국보급센터 박지수가 해외로 떠난 WKBL에서 누가 새로운 '퀸'으로 등극할지도 뜨거운 관심사다. 우리은행 김단비가 경계 대상 1순위로 지목된 가운데 BNK썸에 새 둥지를 튼 김소니아가 강력한 경쟁자로 예상된다. 김단비 김소니아의 양강구도에 균열을 일으킬 도전자가 나올지도 궁금하다.
아시아쿼터 실시 첫 시즌, 일단 모두가 만족한 드래프트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아시아쿼터는 구단별 2명 보유 1명 출전 가능하다. 그러나 2장을 모두 사용한 팀은 KB와 우리은행 뿐이다. 애초에 트라이아웃 참가 선수가 12명에 그쳤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기대를 많이 했는데 홍보가 잘 안 됐다. 생각보다 지원자가 적었다. 팀들마다 원하는 선수를 데려오지 못했다"고 했다. 하나은행의 경우 1라운드에 지명한 와타베 유리나가 건강상의 이유로 계약을 해지해 10순위로 뽑은 이시다 유즈키만 남았다.
신한은행의 타니무라 리카를 제외한 7명은 모두 지난 9월 열린 박신자컵을 통해 베일을 벗었다. BNK 이지마 사키와 KB스타즈 나가타 모에가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지마는 일본 W리그 스틸왕 출신이다. 박신자컵에서는 5경기 평균 7.8점-2.8리바운드-1.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나가타는 4경기서 평균 12점을 책임졌다. 전체 1순위로 뽑힌 타니무라는 이름값 만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시아쿼터 최장신이자 일본 대표팀 출신 센터 타니무라는 선수와 미디어가 뽑은 '가장 기대되는 아시아쿼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선수 중에서는 김단비가 MVP 0순위다. 지난 4년 중 3차례 정규시즌 MVP를 가져간 박지수가 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로 이적했다. 김단비는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독식했던 2022~2023시즌의 영광을 되살릴 기세다. 우리은행이 최이샘(신한은행) 박혜진(BNK) 나윤정(KB) 등 주축 선수들을 FA로 잡지 못하면서 김단비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 김단비는 WKBL이 실시한 여론 조사에서 팬과 미디어는 물론 선수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수들의 35.9%가 김단비를 MVP로 예상했다. 2위가 14.6% 득표율을 얻은 김소니아였다. 미디어는 무려 41.3%가 김단비를 뽑았다. 김소니아는 32.6%로 두 번째였다. 삼성생명 이해란과 배혜윤, BNK 박혜진도 10% 내외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이변을 예고했다.
팀의 상황을 고려하면 김소니아가 김단비를 견제할 만하다. 전력누수가 심한 우리은행과 달리 BNK는 알찬 보강에 성공했다. MVP급인 김소니아와 박혜진을 동시에 영입하며 체급이 우승후보 수준으로 확 올라갔다. 아시아쿼터도 잘 선택했다는 평가다. 김소니아는 미디어데이에서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을 잘하니까 혜진 선수를 믿으면서 잘 해보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