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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숨→설렘→불꽃 의지…명장이 직접 챙긴 좌완, 가을야구 지켜만 보는 쓰라린 속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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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준비는 끝났다 생각했는데, 막상 1군 마운드 오르니까 몸이 마음대로 안되더라."

뒤늦게 1군에 자리잡았다. 하지만 23살 대졸 좌완투수에겐 소기의 성과보단 아쉬움 가득한 데뷔 첫 시즌이다.

롯데 자이언츠 정현수는 부산 기장에서 진행중인 교육리그에서 이민석, 현도훈 등과 함께 선발 테스트를 받고 있다. NC 다이노스전에 선발등판, 5⅓이닝 무실점 7K로 호투했다.

2024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3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직접 2군 경기를 찾아 던지는 모습을 관찰할 만큼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4월 데뷔 첫 등판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뒤 그대로 2군행을 통보받았다. 6월에는 선발 등판 기회를 받아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2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8월부터 본격적으로 중용됐다. 특히 8월 30일 키움 상대로 선발등판, 5이닝 무실점 6K로 호투하며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9월에는 불펜으로 기용되며 칼날 같은 순위싸움도 맛봤다. 최종 성적은 18경기(선발 4) 등판, 23⅔이닝 1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4.56이다.

마무리캠프 현장에서 만난 정현수는 "이제 준비됐다는 마음으로 시즌에 임했는데,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아쉬움이 크다. 올겨울 잘 준비해서 내년에 좋은 성적 내고 싶다"고 돌아봤다.

"처음엔 '지금 이순간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압박감이 컸다. 1군에서 선배님들 야구를 보고, 또 조언도 얻으면서 '과정'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다. 그러다보니 조금씩 좋아진 것 같다."

김태형 감독에겐 여전히 주목할만한 투수다. 내년 스프링캠프에서도 선발 한자리를 경합할 전망. 정현수는 "무엇보다 올해처럼 긴장해서 내 공을 던지지 못하는 모습은 절대 보여드리지 않겠다. 이게 최우선 목표다. 그날 경기는 정말 마음에 깊게 담아뒀다"면서 1군 첫 등판의 속상함을 되새겼다.

"혼자 막 급해지고, 템포 쉬어갈줄도 모르고, 체력도 부족했던 것 같다. 김상수 선배님께서 '캐치볼 할때부터 (몸을 푸는게 아니라)준비해야한다. 캐치볼도 내가 던지고 싶은데를 정하고 거기에 던져야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많은 도움이 됐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결정되면 개인 훈련에 열중할뿐 야구를 끊다시피 하는 선수도 있다. 하지만 정현수는 이제 갓 데뷔 첫 시즌을 마친 선수다. 그는 "챙겨보고 있다. 내년에는 가을야구에 꼭 가고 싶다. 기회가 왔을 때 열심히 던지는 모습 보여드리겠다"며 미소지었다. 실전엔 나서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친구 최종인(두산)을 떠올리는 표정은 부러움으로 가득했다.

정현수는 롯데 입단에 앞서 '최강야구'를 통해 야구 팬들에게 널리 그 이름을 알린 바 있다. 그는 "제 야구가 느는 계기가 됐다. (최강야구)선배님들께 많이 배웠고, 스카우트 분들께도 실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며 미소지었다. 이어 "올해 드래프트에 뽑힌 선수가 없어 안타깝다. 그나마 (유)태웅이가 우리팀에 들어오게 되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정현수는 140㎞대 중반의 묵직한 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를 섞어던지는 투수다. 그러다보니 우타자를 상대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웨이트 열심히 해서 구속을 끌어올리려고 노력중이다. 또 체인지업을 실전용으로 가다듬으려고 한다. 류현진 선배님 영상 많이 찾아보고 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