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생체전기 측정을 통해 환자 체내의 적정한 수분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치료가 중증 수술을 받은 중환자들의 합병증과 사망 발생을 상당히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교신저자, 외과중환자실장) 연구팀은 의료 현장에서 비교적 용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BIA, 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을 통해 환자의 회복을 돕는 체계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은 신체에 약한 전류를 흘려보내 발생하는 저항값(임피던스)을 측정해 체성분 구성을 파악하는 검사방법이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한 경우에는 탈수증상이 발생하고, 수분이 과다한 경우에는 부종이 발생하게 되므로 환자 회복에 있어서 수분 관리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술 과정에서는 혈압 유지를 위해 상당량의 수액을 투여하게 되며, 광범위한 전신 염증 반응으로 체내 수분 불균형이 발생하기 쉽다. 그러나 초기 소생술 후 투여되는 수액 요법에 대해서는 이제까지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지만, 수술 후 수분 관리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지침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을 활용해 체액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임상 결과를 개선하고자 했다.
전향적 단일 맹검 무작위 대조군 방식으로 이루어진 이번 연구는 2021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수술 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200명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눠 진행됐다.
연구팀은 생체전기 측정 데이터에 기반해, 세포외수분(ECW, Extracellular Water) 비율을 기준으로 체액량을 조절했다. 중재군인 체액량 관리 그룹에서는 탈수 상태인 환자에게 결정질 용액을 투여하고, 체액량이 과다한 환자에게는 정상 범위 내로 떨어질 때까지 이뇨제를 투여해 체액량을 정상 범위 내에서 세심하게 조절했다. 반면 대조군에서는 측정 결과와 무관하게 기존과 동일하게 전통적인 방식의 치료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과수 상태에서 체액량 관리를 받은 환자(중재군)는 기존 방식으로 치료받은 환자(대조군)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 발생률이 46.0%에서 31.4%로 유의하게 낮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사망률에 있어서도 체액량 관리를 받은 환자들의 28일 사망률은 1.3%에 불과해 기존 14.4%에 비해 유의미하게 낮았으며, 다변량 분석 독립 위험 확률(Multivariate analysis Odds Ratio)은 약 9.9배의 큰 차이를 보였다.
이번 연구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을 활용한 체액량 관리가 복부 수술 후 중환자실 환자의 치료 성과를 개선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임상연구일 뿐 아니라, 체액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정확한 모니터링으로 과수 상태를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합병증 발생이 줄어들어 궁극적으로 생존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전기 임피던스 분석법을 활용한 수술 환자의 적극적인 체액량 관리가 사망률과 합병증 감소에 기여할 수 있음을 입증한 의미 있는 결과"라며, "앞으로도 중환자 치료 성과를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임상 영양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지 (Clinical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