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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실실' 전희철 감독 대역전극 연출했다…알바노 완전 봉쇄, 막판 3점포에 2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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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어떻게 막지?" 경기를 시작하기 전, 전희철 서울 SK 감독은 극도의 경계심을 감추지 못했다. DB의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를 향해서다.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24~2025 KCC 프로농구' 원주 DB와의 홈경기서 77대72로 짜릿하게 역전승한 전 감독으로서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 기분이었다.

그들만의 '빅매치'였다. 나란히 개막전 승리를 챙긴 SK,DB는 창원 LG(2승)에 이어 시즌 두 번째 개막 연승을 노렸다. 지난 시즌 부동의 선두 행진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DB, 2021~2022시즌 창단 첫 통합우승을 했던 SK로서는 이런 경기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

그렇기에 전 감독은 승부의 관건으로 알바노를 꼽았다. 전 감독은 "KBL컵대회부터 보니 알바노는 아시아쿼터가 아니라 외국 용병같은 선수다. 알바노가 20점 후반대 득점을 하면 우리가 이길 수가 없을 것"이라며 "오재현 안영준이 번갈아 막고, 다른 선수들이 헬프수비도 해줘야 할텐데, 과연…"이라며 알바노의 더 무서워진 기량을 높이 평가했다.

알바노에 대한 견제가 집중될 것을 예상한 김주성 DB 감독도 "알바노의 활용도는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지난 시즌 호흡을 맞춘 디드릭 로슨이 떠났지만 골밑 위력이 좋은 오누아쿠와 또다른 옵션을 훈련했고, 알바노가 뿌려주는 역할은 축소되지 않는다"라고 알바노를 핵심으로 꼽았다.

이처럼 경기 전 양팀의 핵심 키워드는 '알바노'였다. 한데 전희철 감독의 '허허실실'이었을까. 1, 2쿼터 알바노는 지워졌다. 전 감독이 알바노를 무서워하는 척, 대비책을 준비한 게 통했기 때문이다.

경기 초반부터 오재현이 밀착수비로 따라다녔고, 때론 워니 등 빅맨들이 변형 더블팀처럼 도움수비를 했다. 알바노에게서 파생되는 볼 배급은 철저하게 막혔다. DB 벤치가 1쿼터 7분26초 만에 알바노를 처음 교체할 때 알바노의 스탯은 슈팅 성공률 0%(4개 시도), 1리바운드에 그쳤고 파울은 2개나 범한 상태였다. 그 사이 SK는 '잘 하는 것'을 살렸다. 지난 20일 안양 정관장과의 개막전(95대71 승)에서 역대 팀 최다 속공(19개)를 기록한 '번개팀'답게 특유의 스피드로 '열세' 예상을 뒤엎었다.

결국 김 감독은 2쿼터에 알바노를 선발에서 빼는 대신 유현준을 투입해 7분8초간 경기를 운영해야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DB는 알바노가 빠진 사이 이관희(3개)와 유현준(1개)의 외곽포가 터지는 등 한때 10점 차(36-26)까지 달아날 정도로 경기가 잘 풀렸다. 알바노는 3쿼터 선발 출전했지만 3분여 만에 '굴욕'까지 당했다. SK 자밀 워니과 오재현에게 연속 가로채기를 당하며 연속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DB는 44-46 첫 역전을 허용한 것. 결국 유현준과 다시 교체아웃.

SK가 알바노를 봉쇄하고도 '2%' 부족한 게 있었다. 외곽포다. 전반까지 3점슛 12개 중 고작 1개 성공한 SK는 3쿼터 들어 김선형의 외곽포가 뒤늦게 터지면서 맹추격을 했지만 DB의 알토란 식스맨 이관희-김훈의 3점슛 세례에 번번이 막혔다. 승부처 4쿼터에는 '2옵션' 용병 로버트 카터까지 3점슛에 가세하니 속이 터질 수밖에.

하지만 이 역시 '허허실실'일까. SK는 진짜 필요할 때 3점포를 터뜨렸다. 종료 1분여 전부터 연이어 터진 안영준, 워니의 3점슛은 올 시즌 가장 짜릿한 위닝샷이었다. 2연승을 보너스로 받은 홈팬들은 체육관이 터질듯한 함성으로 화답했다. 잠실학생체=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