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의구심과 불안감을 지우는 데는 단 한 경기면 충분했다.
창원 LG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지난 두 시즌 동안 좋은 활약을 펼쳤던 테크니션 저스틴 구탕(27)과 재계약하는 대신 신장이 좋은 새 아시아쿼터 선수로 칼 타마요(23)를 영입했다. 1m90의 신장으로 1~3번 역할을 맡았던 구탕과 2m2의 타마요는 전혀 다른 유형의 선수로 평가됐다.
타마요는 지난 컵대회에서는 그다지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첫 출전이던 10월 8일 수원 KT전에서는 28분52초 동안 18득점 3리바운드 2어시스트 2스틸로 좋았지만, 10일 부산 KCC전에서는 21분 41초 동안 7점 5리바운드에 그쳤다. 3개의 턴오버도 있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구탕에 비해 팀 기여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실제로 구탕은 시즌 개막전인 지난 1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도 27분53초 동안 8득점 7리바운드 1어시스트 2스틸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타마요는 홈팬 앞에서 나선 첫 경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우려의 시선을 완전히 씻었다. 경기 전까지 구탕을 그리워하던 창원 홈 팬들은 경기가 끝날 무렵에는 타마요의 이름을 외치고 있었다. 그만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덕분.
이날 타마요는 23분54초 동안 16득점(3점슛 2개),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공수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펼쳤다. 스틸과 블록슛도 1개씩 곁들이며 스피드와 3점슛을 갖춘 파워포워드의 면모를 보여줬다.
특히 수비에서는 KCC의 외국인 에이스 디온테 버튼과 토종 센터 이승현을 잘 막아냈다. LG의 다채로운 변형 수비 전술도 꽤 잘 적응하면서 팀의 재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압권은 4쿼터였다. 아셈 머레이의 골밑 맹활약으로 72-74로 추격한 4쿼터 6분39초 경 양준석의 3점슛 시도가 림에 맞고 튀어 오르자 빠르게 골밑으로 뛰어들어 팁인 슛을 성공해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마레이의 역전 슛을 어시스트한 뒤 양준석의 스틸 패스를 이어받아 빠르게 골밑으로 드리블 해 속공을 성공시켰다. 계속해서 버튼의 2점슛으로 KCC가 추격하자 또 다시 2점 야투를 성공했다. 중요한 4쿼터 막판 집중력 있는 모습으로 연달아 중요한 득점을 성공하며 재역전승의 중요한 기틀을 마련한 것.
물론 이 한 경기만으로 타마요의 모든 것을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큰 키에 스피드와 기술, 그리고 3점슛까지 쏘아대는 유형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LG가 원했던 바로 그 모습이다. 조상현 감독은 "좀 더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지만, 이런 활약이라면 이번 시즌 LG에 큰 힘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