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예정됐던 삼성 라이온즈-KIA 타이거즈 간의 한국시리즈 1차전 서스펜디드 게임과 2차전이 그라운드 사정으로 순연됐다.
KBO는 이날 오후 1시51분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많은 양의 비가 내려 정상적인 경기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정비 시간이 약 3시간 예상으로 예상돼, 오후 4시 정상 개최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또한 오후부터 기상청의 비 예보가 있어 두 경기를 순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두 경기 모두 23일로 연기됐다. KBO는 '1차전 경기는 23일 오후 4시부터 경기가 중단된 6회초 삼성 공격 무사 1, 2루 상황에서 재개되며, 경기가 9회 종료 시 동점인 경우 연장전을 실시한다. 2차전은 1차전 경기 종료 후 1시간 이후에 시작된다. 오후 5시30분 이전 종료 시 예정대로 2차전은 오후 6시30분에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홈팀 KIA 측 그라운드 관계자들은 오전부터 출근해 정비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오전 9시부터 방수포를 걷어내고 정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비가 오락가락하며 다시 대형 방수포를 덮었다. 잔디를 보호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는 호스도 연결했다.
문제는 정비였다.
3루측 KIA 더그아웃 앞과 좌측 파울 라인은 이미 진흙뻘이 된 상태. 외야 펜스 앞 워닝 트랙과 1루측 삼성 더그아웃 앞도 비슷한 상태다. 전날 대형 방수포를 덮은 내야 그라운드와 마운드, 홈플레이트는 정비한다고 해도 나머지 공간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던 상황.
KBO 관계자에게 들은 내용은 더 충격적이다.
그는 "KIA 구장 관리 관계자와 함께 상태를 점검한 결과, 정비에만 최소 3시간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기아챔피언스필드 배수 시설은 문제 없지만 어제부터 비가 너무 많이 내렸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오후 4시로 예정된 서스펜디드 게임 정상 개최조차 어렵다는 뜻.
이후 상황도 문제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정비를 마치면 4시 서스펜디드 게임은 개최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기가 언제 끝날 지 모르고, 경기 후 관중 퇴장 및 재입장에 소요되는 시간(1시간) 등을 고려하면 2차전(오후 6시30분)도 제 시간에 들어가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2차전이 한창일 시간에도 비 예보가 있다는 것. 당초 오후 4시부터 시간당 2㎜ 안팎으로 예보됐던 비는 오후 8시로 미뤄졌으나, 양은 5㎜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앞서 KBO 측이 전망한 경기 로드맵을 고려해볼 때, 1차전을 잘 마치고 2차전에 들어간다고 해도 3~4회 정도에 또 다시 비로 멈춰설 수 있다는 것.
KBO 관계자는 "2차전이 만약 정상적으로 개최되지 않고 중단돼 어제와 같은 상황(서스펜디드 게임 선언)이 된다면 팬들에게 또 다시 큰 실례가 될 수밖에 없다. 양팀이 정상적인 그라운드 상황에서 경기를 펼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된다"고 근심을 드러냈다. 결국 고심 끝에 이른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