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젤리니파마에 'CV-01' 한국·중국 제외 전세계 독점권 이전
(서울=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창업기업인 뇌질환 신약 개발기업 큐어버스는 1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제약사 안젤리니파마와 먹는 치매 신약후보 물질 'CV-01' 기술을 이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포함해 총 3억7천만 달러(5천60억원) 규모다. 판매로 발생하는 로열티는 별도다.
안젤리니파마는 중국과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대상으로 치매 치료제로 CV-01을 개발·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갖는다. 중국과 한국에 대한 개발 권리는 큐어버스가 갖는다.
CV-01은 최근 치매 근원으로 주목받는 뇌 염증과 산화성 스트레스에 주목해 이에 대한 생체 내 방어 기전인 'Keap1/Nrf2' 신호 경로를 통해 신경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약물이다.
이 신호 경로는 세포에서 염증을 막는 물질을 만들도록 돕는데, 나이가 들면 잘 동작하지 않아 치매나 파킨슨병을 야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해 약물 10여종이 임상을 진행 중이지만 부작용이 큰 상황다. 이와 달리 CV-01은 약물이 특정 목표에 잘 달라붙게 해 부작용을 줄이고 저분자로 개발해 먹는 형태로도 만들 수 있어 손쉽게 복용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박기덕 KIST 뇌질환극복연구단 단장은 "기존 약물과 달리 효능이 48시간 지속해 나타나고 선택도도 높았다"며 "알츠하이머 치매 쥐 모델에서 약물을 실험한 결과 치매 쥐의 공간 인지 능력을 개선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성과가 창출되기까지 KIST 융합연구단 지원, KIST 내 기술창업 사업인 '바이오스타 사업', 홍릉 강소연구개발특구 사업화 지원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큐어버스는 81억원의 시리즈A 투자(초기 투자)를 받았으며, 과기정통부와 보건복지부 주관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단 지원을 통해 서울대병원 등과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박 단장은 CV-01이 파킨슨병과 뇌 신경계 질환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젤리니파마와도 별도 적응증이 늘어나면 금액을 추가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KIST는 큐어버스와 기술이전 계약에 따라 기술료 수익금의 20%를 지급받게 된다.
조성진 큐어버스 대표는 "선급 기술료는 공개하지 못하지만, 상당한 금액"이라며 "매출 로열티는 10년 사이에 수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CV-01은 치매, 뇌전증, 파킨슨병 등과 뇌 신경계 질환에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며 "기술개발, 사업화, 임상 등 전 주기에 걸친 정부 지원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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