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파리올림픽 이후 첫 국제대회에서 '만리장성' 벽에 막혔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20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벌어진 '2024 덴마크오픈(슈퍼750)' 여자단식 결승서 중국의 왕즈이(세계 3위)에 게임스코어 0대2(10-21, 12-21)로 완패했다.
이번 대회는 안세영이 지난 8월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쾌거를 달성한 이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출전한 국제무대였다.
오른 무릎 부상이 완전히 회복된 상태는 아니어서 경기력 점검 차 출전한 대회였지만 안세영은 4강전까지 순항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파리올림픽 이후 장기 휴식 중인 세계 1위 천위페이(중국)가 빠진 사이 중국의 현존 1인자로 부상하고 있는 왕즈이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동안 상대전적 8승2패로 안세영이 압도적 우위였지만, 이날 결승에서는 왕즈이가 안세영을 압도했다.
안세영은 16강, 8강전과 마찬가지로 1게임 불안하게 출발했다. 게임 초반 기선 잡기에 실패한 안세영은 한 번도 동점 기회를 잡지 못한 채 내내 끌려다녔다. 수비 반응 속도에서 상대에 밀린 것은 물론 평소에 하지 않았던 실책도 연발했다.
결국 10-21로 사실상 완패를 당한 안세영은 2게임 반격의 기회를 잡으려고 했지만 왕즈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 앞서 16강, 8강전에서 연거푸 역전승을 하며 '슬로스타터', 세계 최강의 관록을 자랑했던 안세영이었지만 왕즈이가 경기 분석을 꼼꼼하게 한 듯, 좀처럼 틈을 주지 않았다.
8-11로 밀려있던 상황에서 안세영이 왕즈이의 대각선 스매시에 쫓아가지 못하는 장면을 보더라도 승세는 이미 기운 듯했다. 이후 왕즈이는 좌우 공략을 자유롭게 구사하며 우려 7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안세영은 왕즈이의 실책을 유도한 뒤 연속 4득점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스코어는 이미 12-19, 극적인 뒤집기를 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한국 배드민턴은 이번 대회에서 안세영의 은메달을 비롯해 여자복식 백하나-이소희, 혼합복식 김원호-정나은의 동메달 2개로 마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