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잠실은 크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과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모두 동의했다. 6회초 삼성 윤정빈이 친 타구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였다면 홈런이었다고. 중앙 125m, 좌우 100m, 좌우중간 120m인 잠실구장과 중앙 123m, 좌우 99.5m, 좌우중간 107m인 라이온즈파크의 차이는 상상 이상으로 컸다. 승패를 가를 정도였다.
17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3차전은 대구에서 열린 1,2차전과 달리 투수전이었다.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이어던져 무실점을 합작한 LG가 황동재를 시작으로 7명의 투수가 이어던지며 1점으로 막은 삼성에 1대0으로 승리를 거두고 벼랑끝에서 탈출했다.
LG는 1회부터 찬스를 만들면서 득점을 하려했으나 막혔고 5회말 홍창기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얻는데 그쳤다.
1,2차전서 8개의 홈런을 터뜨렸던 삼성은 잠실에서도 큰 타구를 날렸으나 홈런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특히 2개의 타구가 아쉬웠다. 대구였다면 홈런이 될 수도 있었을 타구여서 특히 마음에 남았다.
4회초 1사후 윤정빈이 우전안타를 친 뒤 4번 르윈 디아즈의 타석. 1B1S에서 3구째 LG 선발 임찬규가 던진 3구째 139㎞의 직구가 한가운데로 몰렸고 디아즈가 이를 놓치지 않고 쳤다. 타구는 크게 날아가 홈런이 될 듯 보였는데 파울 라인 안쪽이냐 바깥쪽이냐가 중요했다. 우선심은 두팔을 벌려 파울로 판정. 비디오판독이 신청됐고 리플레이 결과 우측 폴을 살짝 비켜 가는게 보였다. 잠실구장이 대구보다 50㎝ 뒤에 있는데 만약 대구였다면 타구가 폴에 맞고 투런 홈런이 됐을 수도 있었다. 결국 디아즈는 다시 타석에 섰고 결국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6회초엔 진짜 대구였다면 홈런이 됐던 타구가 나왔다. 임찬규가 선두 2번 김헌곤을 아웃시킨 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삼성의 3번 타자 윤정빈이 타석에 섰다. 2B1S에서 4구째 149㎞의 가운데로 몰린 직구를 윤정빈이 제대로 때렸다. 스스로도 느낌이 왔는지 배트 플립까지 했다. 날아가는 타구가 홈런처럼 보였다. 하지만 타구는 우익수 홍창기가 우측 펜스 앞에서 잡았다. 잠실구장 펜스 앞에서 잡히는 타구는 대구구장이라면 홈런이 되는 타구.
삼성 박진만 감독은 "윤정빈 타구보다는 디아즈의 타구가 좀 더 아쉬웠다"라고 했다.
만약 이 경기가 그대로 대구에서 열렸다면 1-1 동점이 됐거나 3-1로 삼성이 앞섰을 수도 있는 경기였으나 잠실에서 열리면서 LG가 1대0으로 승리를 했다.
두 팀이 같은 조건에서 하기 때문에 어느 팀이 유리하거나 불리한 것은 없다. 단지 홈팀이 훨씬 많은 경기를 치르기 때문에 익숙하다는 이점이 있다. 삼성이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홈런포로 승리했듯, LG는 큰 잠실에서 마운드로 이겼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