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지구 밖으로 날아갈 것 같던 타구, 하지만 파울 폴대 밖으로 날아가면 파울.
삼성 라이온즈를 선수단과 프런트, 응원하는 모든 팬들은 '1개만 안쪽으로 들어왔더라면'이라는 생각을 밤새 할 지 모른다. 그만큼 아쉬웠다. LG 트윈스의 분위기를 완전히 가라앉힐 수 있는 직격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멀리 날아가더라도, 파울 폴대 밖으로 가면 파울이다. 아무리 살짝 넘어가더라도, 폴대 안이면 홈런이다. 그게 야구다.
삼성이 통한의 패배를 당했다. 삼성은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0대1로 패했다. 1, 2차전 홈 대구에서 각각 10득점씩을 몰아치며 시원한 승리를 거뒀던 삼성인데, 잠실에 오니 방망이가 싸늘하게 식었다.
1차전 3개, 2차전 5개가 나왔던 홈런. 초반 1개만 나왔다면 경기 양상이 달라질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있었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LG 타자들은 경기 시작부터 긴장했다. 4회까지 전 이닝 출루를 했고, 그 중 3번은 선두타자 출루였다. 하지만 찬스마다 무기력하고, 견제사에 잡히는 등 무기력한 모습으로 흔들렸다.
이럴 때 삼성이 선취점만 만들었다면 분위기가 다운된 LG는 침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도 그 1점을 뽑지 못했다.
그래서 아쉬운 게 4번타자 디아즈의 2개의 파울 홈런이었다. 디아즈는 0-0이던 2회 선두로 나와 임찬규의 2구째 몸쪽 체인지업을 걷어올렸다. 맞는 순간, 외야를 넘어가는 건 100% 확실했다. 그런데 오른쪽 파울 폴대 오른쪽으로 살짝 휘어나갔다. 파울. 디아즈의 괴력을 느낄 수 있었다. 몸은 호리호리하지만, 엄청난 배트 스피드로 괴물같은 비거리를 만들어냈다.
더 아쉬운 건 4회였다. 이번엔 1루에 주자도 있었다. 1B1S 상황서 임찬규의 밋밋한 직구가 몸쪽으로 들어왔고, 이번에도 디아즈의 방망이가 호쾌하게 돌아갔다. 3루측 삼성팬들의 탄성이 터져나왔다. 하지만 또 파울. 2회 첫 타석보다 더 아슬아슬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아쉬운 마음에 비디오 판독까지 신청했으나, 파울.
그렇게 2번의 홈런 찬스가 날아가고, 5회말 상대에 결승점을 내줬으니 박 감독 입장에서는 두고두고 생각날 수밖에 없는 장면들이었다.
박 감독은 경기 후 "6회 윤정빈으 타구도 아쉬웠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디아즈의 파울 홈런이 더 아쉬웠다. 거기서 기운이 빠졌는지, 끝까지 점수가 나지 않았다. 마지막에 정말 살짝 휘어나가더라. 그 순간이 가장 아쉬웠다"고 밝혔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