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배우 박지훈이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 시사회 다음날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박지훈은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할머니께서 돌아가시기 전에 치매를 앓으셨다"며 "충분히 우리 가족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세상 참 예쁜 오드리'는 평범한 듯 보이지만 서로에게 너무나 특별한 엄마와 아들, 그들에게 닥친 시련 속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가족의 따뜻한 사랑과 자신을 희생하며 자식을 지키려는 애절한 엄마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이영국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박지훈은 극 중 엄마 미연(김정난)과 국숫집을 운영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아들 기훈을 연기했다. 집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돌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집을 나간 여동생을 그리워하며 고된 삶을 살아가는 엄마를 옆에서 헌신적으로 보살핀다.
박지훈은 김정난과 모자 호흡을 맞춘 소감에 대해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작품에서 만나 뵙기 힘든 분이시지 않나. 눈을 마주하면서 연기한다는 자체가 영광이었고, 배울 점이 많았다. 슛이 들어가서 선배님과 눈을 마주하다 보면 서로 알 수 없는 에너지가 맞을 때가 있다. 그 기운을 '약한영웅' 시리즈에 이어 '세상 참 예쁜 오드리'에서도 느꼈다. 제가 감히 이런 말을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대단하신 선배님이다"고 전했다.
또 작품 개봉을 앞두고 세상을 떠난 할머니에 대한 그리운 마음을 표하기도 했다. 박지훈은 "지난 추석 때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뵀는데, 치매를 앓고 계셨다. 고모부들이 지훈이 오면 용돈을 주라고 할머니 손에 5만 원을 쥐어주셨다. 제가 촬영이 늦어서 다음날 일찍 내려갔는데, 할머니가 저를 기억을 못 하셔서 결국 돈을 못 주셨다. 저를 기억을 못 하시니까 속상하더라. 시사회 다음날 돌아가셨는데, 그때 딱 들었던 생각이 '아 영화 보시고 가시지 왜'라는 마음이 들어서 슬펐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저희 할머니가 치매를 앓게 되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충분히 우리 가족한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