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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기 부모님 폭풍리뷰" 신인상은 시작일뿐! 레전드의 딸, 부상 이겨낸 2년차 시즌의 각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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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드래프트 전부터 1순위로 주목받았다. 첫 시즌부터 주전 한자리를 꿰찼다. 신인상은 당연한듯 그의 몫이었다.

레전드의 딸 다운 데뷔시즌 퍼포먼스였다.

하지만 김세빈(19)의 순항에 뜻하지 않은 암초가 나타났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기흉 판정을 받은 것. 결국 통영도드람컵에는 결장했다.

컵대회에서 도로공사는 1승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비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 포함 12명이 떠나며 크게 바뀐 선수단 간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 모처럼 3년 24억원으로 FA 최대어 강소휘를 영입했던 터라 아쉬운 출발이었다.

그래도 희소식이 뒤따랐다. 11월 중으로 예상됐던 김세빈의 합류가 빨라진 것.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예상보다 회복 속도가 빨라 개막전 출전이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1m87의 김세빈은 팀내 토종 선수 중 최장신이다. 도로공사는 주전 미들블로커 배유나(1m80)의 키가 크지 않고, 주포 니콜로바(1m83) 역시 아포짓 중에선 작은 편이다. 반면 페퍼저축은행 장위(1m97)와 GS칼텍스 와일러(1m89) 등 타 팀의 블로킹은 더 높아졌다. 김세빈과 아시아쿼터 외인 유니(1m89)의 역할이 크다.

다만 김세빈이 개막전부터 곧바로 주전으로 뛰진 못할 전망. 오랫동안 볼을 만지지 않았던 만큼 교체 출전하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김천 도로공사 본사에서 만난 김세빈은 밝은 미소 속에 자신감을 보였다. 배유나 강소휘 임명옥 문정원 등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들의 조언과 격려가 큰 힘이 되고 있다고.

지난해 '블로퀸'은 예상 외로 IBK기업은행 최정민이 차지했다. 그 뒤를 현대건설 양효진, 정관장 정호영, 흥국생명 이주아 등 기존의 강자들이 따랐다. 5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가 바로 루키 김세빈이었다. 속공 부문에서도 7위를 차지했다.

비록 도로공사는 2022~2023시즌 기적 같은 역전 우승의 기세를 잇지 못하고 지난 시즌 봄배구 탈락의 아픔을 맛봤지만, 김세빈이 있어 김종민 감독은 웃을 수 있었다. 기록으로 증명한 신인상 자격이다.

데뷔 첫 시즌을 돌아본 김세빈은 "첫 출전했던 날과 올스타전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렸을 때부터 늘 보던 무대에 내가 뛰고 있다는 게 신기했다"며 미소지었다.

"첫 시즌 속공이나 블로킹 기록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작년보단 더 나아져야 한다. 올해는 기술적인 디테일을 더 끌어올리고자 했다. 지난 시즌보단 코트 안에서 더 자신감 있게 뛰고 싶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V리그 최장신 MB' 장위의 임팩트는 대단했다. 김세빈 역시 "장위는 키도 정말 크고 잘하더라. 상대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세빈은 김철수 현 한국전력 단장, 그리고 여자배구 레전드 김남순 부부의 딸이다. 중학교 때부터 이미 큰 키와 기민한 운동신경으로 주목받았고, 이는 드래프트 1순위와 신인상으로 이어졌다.

"아버지는 주로 '자신 있게 하라'는 얘길 많이 해주신다. 어머니는 매 경기 전에 힘내라는 격려를 해주시고, 다 지켜보시곤 '수고했다'면서 잘했던 점, 아쉬웠던 점에 대해 리뷰를 해주신다."

시즌 개막 직전 뜻하지 않게 기흉을 앓으며 액땜한 김세빈. 그는 "베트남 대회 쯤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너무 더워서 그런가보다 싶었다. 그런데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기흉이라고 하더라"며 당시의 당혹감을 떠올렸다.

기흉을 앓았던 대표적인 배구선수로는 남자배구 레전드 박철우 해설위원이 있다. 관리만 잘하면 선수 생활에 큰 지장은 없을 전망. 김세빈은 "빨리 회복해서 코트에서 뛰고 싶다. 올해는 꼭 봄 배구에 가고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