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정년이' 김태리만이 아니다. 신예은의 발견이 반갑다.
지난 12일 첫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최효비 극본, 정지인 연출)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여성 국극'이라는 센세이셔널한 소재에 연기, 연출, 스토리 모두 탄탄한 만듦새를 뽐내며 호평 속에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이에 '정년이'는 지난 2화 기준 수도권 가구 평균 시청률 8.9%, 최고 10.0%를 기록하며(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첫 방송 대비 두 배 가까운 상승세와 함께 수도권 최고 기준으로 단 2회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까지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을 뿐만 아니라, 10월 2주차 TV-OTT 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도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굿데이터코퍼레이션 기준) 시청률과 화제성을 동시에 잡는데 성공했다.
이 같은 인기의 1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배우들의 열연과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다. '정년이' 속 배우들은 '국극 배우'라는 역할의 특성상 소리, 무용, 국극 연기 등 다양한 기술들을 새로 익혀야 했고,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소리 공부를 한 끝에 대중 앞에 '정년이'를 내놨다. 김태리(윤정년 역), 신예은(허영서 역)은 스포트라이트의 중심에 서있다.
먼저 김태리는 '믿보태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원작의 뮤즈로도 알려진 김태리는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소녀 '윤정년' 역을 맡아 대체 불가능한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김태리는 1, 2화에서 '남원산성', '이별가', '추월만정', '사철가' 등을 통해 탁 트인 발성과 애달픔이 공존하는 소리 실력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더불어 찰진 목포 사투리는 물론, 꿈을 향한 열망으로 반짝이는 눈망울, 꿈틀대는 잠재력으로 가득한 내면을 순수하고 생동감 넘치게 표현하며 "역시 김태리"라는 호평을 이끌어냈다. 더불어 '인간 흙감자' 혹은 '시골 강아지'처럼 귀여운 비주얼은 시청자들의 입덕을 부르는 중이다.
김태리와 불꽃 튀는 라이벌 구도를 선보인 신예은의 연기에 대한 호평 역시 뜨겁다. 극중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자타공인 매란국극단 엘리트 연구생 '허영서' 역을 맡은 신예은은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는 도도함 이면에 모친에게 인정받고 싶어 전전긍긍하는 노력형 천재의 모습을 완벽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신예은이 김태리 앞에서 보란듯이 '춘향전' 속 '방자' 연기 시범을 보이는 장면은 단연 2화의 하이라이트였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듯 냉랭한 표정으로 일관하던 신예은이 마치 얼굴을 갈아 끼운 듯, 순식간에 익살스러운 방자에 빙의해 좌중을 휘어잡는 모습은 보는 이를 전율케 했다.
특히 신예은은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여우상을 거머쥐며 업계의 기대주로 떠오른 상황. '더 글로리' 속 박연진부터 '정년이'의 허영서까지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그의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기대를 심어주는 중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