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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춤·얼·맛·멋의 울림과 떨림 '천안'…"그동안 잊고 있어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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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잊고 있었다. 천안의 매력을. 가깝고, 번화한 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 여행지로서 거른 탓도 있다. 그동안 괜찮은 국내 여행지는 지역, 그것도 자연을 한적하게 느낄 수 있는 소도시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관광은 단순히 즐기는 것을 넘어, 인구 감소 및 소멸을 막는 대안인 동시에 지역 경제발전의 축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편협됐던 이런 생각을 송두리째 흔든 게 천안이다. 번화한 도시 내 곳곳에 숨겨졌던 매력들, 인근 지역 볼거리와 교통 연계성 등 오히려 잘 갖춰진 다양한 생활 인프라는 여행의 즐거움을 높이는 요소가 됐다. 문화와 즐길거리를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여행도시가 된 천안. 지자체의 다양한 지원까지 더해져 오늘보다 내일이 더욱 즐거운 여행지로 변모 중이다.

▶막 내린 흥타령춤축제, 2025년도 기대감 '↑'

천안에는 여러 볼거리가 있지만 흥타령춤축제를 빼놓을 수 없다. 올해는 벌써 막을 내렸다. '도전과 창조정신이 어우러진 춤'을 주제로 9월 25일부터 9월 29일까지 천안시 일원에서 진행됐다. 20회를 맞아 올해는 총 55개국 4000여명의 해외 무용단 및 방문단이 참여해 국내 대표 춤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축제 대표 프로그램이었던 거리댄스퍼레이드는 9월 27일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천안시 신부동 신세계백화점 일대에서 진행됐다. 교통 통제가 이뤄졌고, 천안의 중심지와 일대 도로 안팎에 공연자와 관람객이 함께 뒤엉켜 만들어 낸 즐거움은 문화의 힘을 실감케 하는 자리가 됐다. 매년 볼거리가 풍성한 흥타령춤축제는 계속된다. 박상돈 천안시장은 "천안흥타령춤축제가 세계적이고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흥타령춤축제에 참여하지 못했다면, 내년에 참여하는 건 어떨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는 천안과 국내를 넘어 글로벌 축제의 성장 촉진제가 되고 있고, 글로벌 축제를 즐기는 주인공은 바로 당신이 될 수 있다.

▶'즐거움이 두 배' 태조산 짚코스터 & 무장애나눔길

여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즐거움이다. 천안에는 재미있는 콘텐츠가 많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태조산 산림레포츠단지는 숲과 레포츠를 결합한 관광지다. 짚코스터, 공중네트, 숲 모험 시설 등 다양한 산림 레포츠 시설을 체험할 수 있고 무장애나눔길과 노천카페, 휴게음식점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태조산 산림레포츠시설의 짚코스터는 510m 곡선형 활강시설로 초등학교 6학년 이상 65세 이하, 신장 150cm이상 190cm이하, 체중 50kg이상 90kg이하일 경우 이용 가능하다. 단순히 활강을 하는 게 아닌 좌우로 흔들리는 놀이기구를 타는 듯 한 재미를 선사한다. 공중네트는 50분 동안 이용 가능한 350㎡의 대형 네트로 신장 120cm이상, 체중 90kg 이하인 초등학교 1학년부터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청소년용 숲 모험시설은 초등학교 6학년 이상 65세 이하가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로 총 22코스로 구성돼 있으며 신장 150cm이상, 체중 45kg 이상 100k 이하의 경우 체험이 가능하다. 어린이 숲 모험시설은 만 5세 이상 초등학교 5학년 이하 어린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레포츠 시설로 총 10코스로 구성됐다. 미취학 아동의 경우 보호자를 동반해야 이용할 수 있으며 이용료는 무료다.

▶'민족정신과 가을 단풍' 독립기념관

천안 중심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 남짓에는 독립기념관이 있다. '겨레의 얼'과 '한국의 빛'이 살아있는 뜨거운 역사의 현장이지만, 가을에는 단풍 명소로도 제격이다. 특히 겨레의 집과 6개 전시관을 둘러보고, 뒤편의 그동안 보지 못했던 숨은 매력을 찾기에는 가을만 한 날씨가 없다.

독립기념관을 전체적으로 둘러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우선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가을철에는 시설 중심 관람보다는 자연과 어우러진 야외 전시시설을 둘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통일의 길', '단풍나무 숲길' 등이다. 단풍나무 숲길의 경우 벌써 개관 30주년을 맞은 덕에 잘 자란 단풍나무가 줄지어 있고, 그 길이도 3km를 넘는다. 또 통일염원의 동산에는 통일의 종이 웅장한 건물과 함께 관람객을 반긴다. 독립기념관에서 또 하나 볼거리는 조선총독부 철거 전시공원이다. 철거와 함께 잔재를 이곳으로 옮겨와 흩뿌리듯 잔재를 보존하고 있다.

아픈 역사도 간직해야 할 문화유산으로 묵묵히 지켜내고 있다. 분명 아픈 기억의 잔재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픔은 새로운 모습을 보이고, 당시 유럽 건축물 양식을 토대로 지어진 건물 특성상 최근 이곳은 흡사 폐허가 된 유럽의 어느 신전과 같은 분위기르 연출한다. 항상 우러러봐야 했던 청동 철탑은 5m 가량 낮은 땅에 묻어 관람자의 눈높이와 비슷하게 맞춘 점도 인상적이다. 독립기념관 관람시간은 하절기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요금은 무료이며 휴관은 매주 월요일(공휴일인 경우 개관)이다.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인근에 있는 아우내장터로 발길을 옮겨보자. 아우내장터는 유관순 열사가 만세운동을 주도한 곳이다. 특히 아우내시장을 중심으로 병천순대를 즐길 수 있어 출출함도 달랠 수 있다.

▶'빵지순례도 가능' 뚜쥬루 빵돌가마 마을

빵 마니아라면 천안에 들러야 할 이유가 있다. 대전에 성심당이 있다면 천안에는 뚜쥬르 빵돌가마가 있다. 뚜쥬루는 천안 빵지순례 대표 빵집이다. 천안에만 성정점, 거북이점, 갤러리아점, 빵돌가마점 네 곳의 매장이 있다.

뚜쥬루는 '느리게, 더 느리게'를 슬로건으로 방부제, 색소, 광택제 등 화학첨가물을 배제한 건강한 빵을 만드는 빵 전문점이다. 2013년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빵돌가마를 도입해 빵돌가마에서 빵을 구워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천안 뚜쥬루 빵돌가마마을은 빵 전문관, 빵마을 카페가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어 마치 동화 속 마을같은 분위기다. 주말에는 빵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빵마을 카페는 빵돌가마에서 빵을 굽거나 오픈 키친에서 빵 굽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밀밭을 바라보며 빵과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팥빙수도 인기다. 뚜쥬루 빵돌가마마을 시그니처 메뉴는 돌가마만주로 빵돌가마에서 굽고, 뚜쥬르에서 직접 끓인 천안 팥이 듬뿍 들어있다. 천연효모를 14시간 이상 발효시켜 만든 거북이 빵도 인기 메뉴다. 쫄깃한 돌가마브레드는 속에 특별한 재료 없이도 돌가마로 구워 빵의 풍미를 살렸다. 하루에 구울 수 있는 수량이 한정되어 1인당 1개만 살 수 있다.

▶'알고 보면 신기' 아라리오 조각공원

아라리오 조각공원은 천안종합터미널, 아라리오갤러리, 신세계백화점을 연결하는 천안의 중심광장이다. 하루 7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곳으로 특히 학생, 청소년이 많이 찾아 젊음의 광장, 희망의 광장이다. 1989년 조성된 아라리오 조각공원은 (주)아라리오 창업자이면서 아트컬렉터이자 작가인 씨킴(CIKIM) 김창일 회장이 30여 년 동안 세계적 작품들을 수집해 설치해 놓은 명소다. 세계적인 조각가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수백만 마일', 데미언 허스트의 '찬가', '채러티' 등 유명 작가들의 수준 높은 예술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밖에 왕광이, 키스 헤링, 수지엔구어, 브래드 하우, 성동훈 등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을 설치하면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는 미술 공간이자 터미널의 명물로 자리매김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