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역시 'GOAT'였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A매치 복귀전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에스타디오 마스 모누멘탈에서 열린 볼리비아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남미예선 10차전에서 6대0 대승을 거뒀다. 최근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와의 경기에서 각각 1대2 패, 1대1 무승부로 2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던 아르헨티나는 이번 대승을 통해 분위기를 바꾸는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는 7승1무2패, 승점 22로 남미예선 선두를 질주했다. 2위 콜롬비아(승점 19)와의 격차를 3점으로 유지했다. 남미예선은 6위까지 본선에 직행하고, 7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직행 마지노선인 6위와의 승점차가 9점에 달하는만큼, 월드컵 본선행에 성큼 다가섰다.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메시였다. 메시는 지난 7월 이후 약 3달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메시는 7월15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위치한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2024년 코파아메리카 결승전을 끝으로 대표팀과 멀어졌다. 당시 메시는 후반 19분 쓰러졌다. 메시가 돌파하던 과정에서 쓰러지며, 오른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다. 아르헨티나 의료진은 더이상 메시가 경기를 뛸 수 없다고 판단, 결국 메시를 교체했다. 대신 니콜라스 곤잘레스가 들어갔다. 아직 은퇴를 시사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선수생활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한 메시는 마지막일수도 코파아메리카를 이렇게 마무리한 것이 아쉬웠는지, 벤치에서 진한 눈물까지 흘렸다. 아르헨티나는 메시 없이 연장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이후 착실하제 재활에 나선 메시는 지난달 15일 필라델피아와의 2024년 메이저리그사커(MLS) 31라운드를 통해 복귀했다. 메시는 복귀전에서 2골-1도움을 올리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메시는 이날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는 동안 2골 1도움 외에도 기회 창출 3회, 유효 슈팅 2회, 드리블 성공률 33%(1/3), 롱패스 성공률 60%(3/5), 반칙 유도 2회 등을 기록했다.
메시는 이후에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인터 마이애미를 창단 첫 MLS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올 시즌 부상 여파로 17경기 밖에 치르지 못했지만, 17골-10도움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표를 남겼다. 메시는 차원이 다른 플레이로 인터 마이애미에 또 한번 트로피를 안겼다. 메시는 미국 무대 진출하자마자 한달만에 꼴찌팀 인터 마이애미에 창단 첫 우승컵을 안기는 마법을 발휘했다. 미국 MLS와 멕시코 리가 MX 소속 구단이 참가하는 리그스컵 우승을 이끈 바 있다. 무대를 미국으로 옮긴 메시는 7경기 만에 자신의 커리어에 우승 트로피를 추가했다. 개인 통산 44번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메시는 '최우수 선수상'과 '득점상'까지 받으며, 단 7경기만에 미국 무대를 완벽히 정복했다. 역시 메시라는 말 외에는 설명이 되지 않는 놀라운 행보였다.
라우타로 마르티네스(인터 밀라), 훌리안 알바레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함께 스리톱을 이룬 메시는 초반부터 불을 뿜었다. 전반 19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우측에서 중앙으로 파고 들며, 특유의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기세를 탄 아르헨티나는 계속해서 볼리비아 수비를 흔들었다. 이번에 어시스트쇼였다. 43분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옆으로 쇄도하던 라우타로에게 볼을 건네며 이날 첫 도움을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멋진 프리킥으로 알바레스의 골을 만들어냈다. 전반은 3-0으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메시의 원맨쇼가 이어졌다. 후반 14분 티아고 알마다(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의 득점으로 4-0으로 앞서나간 아르헨티나는 메시가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대승을 마무리했다. 후반 39분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볼을 잡은 메시는 절묘한 드리블로 상대 수비를 무력화시켰다. 이어 낮게 깔리는 오른발 슈팅으로 멀티골을 만들어냈다. 42분에는 니코 파스(코모1907)와의 절묘한 2대1 패스 후 정확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하며 해트트릭을 만들어냈다.
메시는 해트트릭 포함, 이날 하루에만 무려 5개의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풀타임을 소화하며, 3골 2도움 외에도, 기회 창출 4회, 드리블 성공 2회, 경합 성공 6회 등 엄청난 기록을 남겼다. 메시는 이날 경기 득점으로 대표팀 통산 112골, 프로 통산 846골을 기록하게 됐다. 37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르헨티나 공격의 중심에는 메시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렸다. 아직 월드컵 출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또 한번 출전은 물론,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