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을 구단 앰버서더 자리에서 해고했다. 팬들은 충격적인 결정에 분노를 폭발시켰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기자는 15일(한국시각) '이네오스는 맨유와 퍼거슨 경의 앰버서더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보도했다. 로마노는 '퍼거슨은 구단의 비상임 이사로 남을 것이며, 당연히 맨유 경기에도 참석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의 더선은 '맨유 팬들은 텐 하흐보다 먼저 퍼거슨 경을 해고하자 격노했다'라며 '맨유는 수백만 파운드의 퍼거슨 연봉을 절감하고자 앰버서더 계약을 중단했다. 퍼거슨은 2013년 은퇴 이후 곧바로 216만 파운드(약 38억원)의 글로벌 앰버서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0년가량 유지되어 온 계약은 짐 랫클리프경에 의해 파기됐다. 랫클리프는 직접 퍼거슨을 만나 더 이상 급여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 통보했으며, 퍼거슨은 아무런 악감정 없이 우호적으로 결정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다만 맨유 팬들은 침착하지 않았다. 그들은 텐 하흐보다도 먼저 퍼거슨을 해고한 구단의 결정에 맹렬한 공격을 가했다'라고 덧붙였다.
팬들은 이번 결정이 알려지자, 놀라움과 함께 분노를 표출했다. 일부 팬들은 SNS를 통해 "텐 하흐보다 퍼거슨이 먼저 짤렸다", "맨유가 영광을 스스로 지웠다", "텐 하흐를 해고하는 대신 그의 역할을 끝낸 것은 정말 무례한 일이다"라며 비판했다.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대표하는 명장이자, 맨유의 역사와 다름없는 감독이다. 그는 1986년부터 2013년까지 무려 27시즌 동안 맨유를 이끌며 EPL에서만 13회 우승을 달성했다.
퍼거슨 감독은 EPL에서 총 810경기를 지휘하며 528승을 거뒀고, 누적 승점은 1752점이다. 그는 올해의 감독상도 11번 수상했으며, 이달의 감독상의 경우 27번을 수상한 최다 감독상 수상자다. 지난 3월에는 아르센 벵거 감독과 함께 EP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기도 했다. 오랜 기간 동안 맨유를 지도했던 만큼 그를 거쳐 간 세계 최고의 선수들도 많다. 맨유에는 데이비드 베컴, 에릭 칸토나, 로이 킨, 웨인 루니,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낸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박지성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 퍼거슨 감독과 함께 활동했고, 많은 후배 감독들도 그를 존경했다.
그럼에도 맨유는 구단 재정 측면에서 문제가 생기자 곧바로 퍼거슨을 앰버서더에서 해고하며 레전드에게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맨유가 최근 에릭 텐 하흐 감독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감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비용 절감은 팬들로서는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결정이다. 맨유는 텐 하흐 부임 이후 영입에 돈을 아끼지 않고 막대한 투자를 감행했다. 무려 13명의 선수가 텐 하흐 부임 이후 합류했으며, 영입에 쏟은 이적료만 총액 6억 5900만 유로(약 9700억원)다.
하지만 텐 하흐 체제에서 맨유는 거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리그컵, FA컵 우승에 성공했지만, 리그에서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올 시즌은 리그 순위는 무려 14위에 머물러있다. 이런 상황에서 레전드 감독인 퍼거슨에 대한 대우까지 논란이 되자 팬들은 더욱 분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텐 하흐 감독은 여러 비판과 경질 압박에도 불구하고 10월 A매치 기간 경질 위기를 이겨냈다. 텐 하흐는 오는 19일 브렌트포드와의 리그 경기에서는 문제 없이 맨유를 지휘할 예정이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