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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형은 6명뿐" 막내→외로운 에이스, 이제 양 날개 달았다! 6년만의 우승 캡틴 정조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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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올해는 정말 우승할만한 전력이라고 생각한다. 정규시즌 MVP 한번 받아보고 싶다."

고군분투는 끝났다. 양 날개를 얻은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남자부 미디어데이 현장에서 만난 허수봉은 데뷔 8년만의 첫 주장 완장의 무게감을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만큼 자부심과 자신감으로 치환될 무게이기도 하다. 현대캐피탈은 배구 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통영도드람컵 결승전에서 대한항공을 격파, 2013년 이후 11년만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허수봉은 "컵대회 우승 덕분에 우리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느낀 거 같다. 첫걸음에 일단 우승 맛을 봤고, 정규시즌은 더 잘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까지 허수봉은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외국인 선수 아흐메드의 부족한 공격력에 아쉬움이 컸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레오의 폭격에 무너지는 아픔을 맛봤다.

올해는 다르다.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행운의 2픽을 거머쥐었고, '그' 레오를 지명했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에서 6년간 현대캐피탈의 숙적이었던 레오가 이제 같은편이다. 이처럼 든든할 수가 없다. 내친 김에 2018~2019시즌 이후 6년만의 첫 우승에 도전한다.

올시즌부터 현대캐피탈은 앞서 일본 국가대표팀을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위와 파리올림픽 8강으로 이끌었던 필립 블랑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 허수봉은 "선수들과 감독님 사이의 다리 역할을 잘하고 싶다. 선수단에서도 중간이라 위로, 아래로 편한 사람"이라며 활짝 웃었다.

블랑 감독의 스타일에 대해서는 "기본에 엄격하다. 생활적으론 밝게 웃는 리더십이지만, 기본적인 실수가 나오면 언성이 커진다. 선수들이 빠르게 정신차리고 재정비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레오와 덩신펑이 나란히 아웃사이드히터, 허수봉이 아포짓으로 등록됐다. 다만 허수봉은 리시빙 아포짓을 넘어 좌우를 오가며 활약할 전망. 그는 "미들블로커는 안하지만, 우리팀 사이드 공격력이 워낙 좋지 않나. 좌우 어디서든 잘 뛸 수 있게 연습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개인상은 바라지 않는다. 우승하고, 정규시즌 MVP 받고 싶다. 우승을 해야 내게 기회가 올 테니까"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레오에게 당한게 워낙 많지 않나. 그런데 레오-신펑이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내가 리시브 신경 많이 써야한다'고 느낀다. 전엔 내가 커버받는 위치였지만, 이젠 내가 해야하는 입장이다. 우리 선수들이 워낙 잘하니까 기쁘고 마음이 든든하다. 같은 팀이라 다행이고 감사하다."

컵대회가 끝나자마자 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세터 황승빈을 영입했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도 맞췄던 호흡이지만, 황승빈이 이렇게 적극적인 스타일인지 몰랐다고. 덕분에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황승빈이 온 대신 차영석이 떠났다. 노장 최민호를 제외하면 어린 정태준-김진영, 그리고 11월 제대하는 송원근이 미들블로커의 전부다. 베테랑다운 책임감을 느끼는 허수봉이다.

"내가 막내이던 시절이 있었는데…나도 이제 형이 6명(문성민 최민호 전광인 황승빈 이시우 오은렬)밖에 없다. 어린 선수(미들블로커)들을 사이드에서 많이 도와줘야한다. 다들 하나로 똘똘 뭉쳤다. 주장으로서 감사하다."

양재=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