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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갈길 먼 테슬라 로보택시..웨이모, 크루즈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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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를 모았던 테슬라로보택시가 마침내 등장했다. 물론 완전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테슬라가 오랫동안 약속해 온 자율주행 택시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1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로보택시의 공개 행사에서 일론 머스크테슬라 CEO는새로운 2인승 전기차가 규제 당국이 허용하는 곳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고밝혔다. 그 시작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 이뤄질 것이며 2027년 말까지 도입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표는 테슬라에게 새로운 일이 아니다. 머스크는 여러 차례 앞으로 무언가를 하겠다고 말한 바 있지만, 그 약속들이 지켜진 적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실제로 무인 테슬라 차량을 도로에서 보기까지는 6개월이 걸릴지 몇 년이 더 소요될지 알 수 없다.

이번에 선보인 사이버캡(Cybercab)은 충전 속도, 배터리 용량, 주행 거리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발표되지 않았다. 대신 머스크는 3만 달러 이하의 가격과 2027년 말까지출시한다는일정에 초점을 맞췄다.

이렇게 테슬라의 사이버캡에 대한 정보가 제한적인 가운데 확실한 점은 이미 테슬라보다 먼저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해 온 두 개의 대기업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 중 한 기업인 GM 산하크루즈(Cruise)는 2013년에 설립돼 여러 미국 도시에서 무인 택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러나 최근 인명 사고로 인해 크루즈 차량이 운행 중단 조치를 받았다. 해당 사고는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이 보행자를 치고 그 후 무인 크루즈 차량인 쉐보레 볼트 EV가 그 보행자를 끌고 가며 발생했다.

또 다른 기업인 웨이모(Waymo)는 훨씬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웨이모는 2009년에 구글의 자율주행차 프로젝트로 시작해 이후 독립했다. 당시 사용차량은 둥근 모양의 전기차였다. 이후 웨이모는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을 주력으로자율주행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현재는 단종된 재규어 I-Pace를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차 및 지리차그룹 지커(Zeekr)와 협력해 더 많은 차량을 자율주행 택시로 도입할 계획이다. 웨이모는 이미 몇몇 테스트 시장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테슬라는이러한 자율주행 택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진지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머스크는 그동안 어긴 여러 번의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지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모델 3와 모델 Y 같은 평범한 테슬라 전기차들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주행 택시로 변신시켜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접근 방식이 레벨 2 이상의 자율주행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주장한다. 현재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는 여전히 레벨 2 단계로 분류된다.

지난 8월 웨이모는 지커 CM1e 기반 6세대 자율주행 택시를 공개한 바 있다
머스크는 크루즈와 웨이모의 접근 방식은 확장성이 떨어지며 영원히 몇몇 도시에 국한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누가 옳은지는 시간이 지나면 알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것은 테슬라는 여전히 진정한 자율주행 차량을 도로에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다. 반면다른 기업들은 이미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다음은 이 세 회사의 자율주행 로보택시 기술에 대한 차이점 분석이다.

테슬라의 접근 방식과 웨이모 및 GM의 크루즈 접근 방식 간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매핑 방식이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이 사전 매핑 정보 없이 어디서든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테슬라의 시스템은 카메라만으로 주변을 보고 실시간으로 결정을 내리며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2D 지도만을 사용해 방향을 설정한다.

그러나 테슬라가 매핑에 의존한다는증거도 있다. 블룸버그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로보택시 이벤트가 열린 장소에서 테스트 차량들이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집했다고 한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고정밀 지도를 기반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GM의 크루즈, 누군가 올려둔 꼬깔에 오류를 일으켜 정차해있다.
반면 크루즈와 웨이모는 새로운 도시에 진입할 때 사전 맵핑 절차를 거친다. 이는 차량들이 고정밀 지도를 바탕으로 주행 결정을 내리게 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다. 이 고정밀 지도는 도로 표지판, 차선, 신호등 등의 데이터를 포함하며 차량이 언제 어디서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돕는다.

웨이모와 크루즈는 모두 차량이 고객을 태우고 운행하는 동안 도로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이를 전 차량에 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테슬라의 경우 FSD 기능이 활성화된 차량에서 수집된 영상 데이터를 분석하는 인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검토 과정은 실시간이 아닌 사후에 이루어지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경우 해당 영상을 검토해 주행 행동을 수정하는 방식이다.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실시간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가 없다. 이론상으로는 텍사스 오스틴 본사에서 개발 중인 코텍스(Cortex) 슈퍼컴퓨터가 이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머스크는 이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테슬라 사이버캡
테슬라와 경쟁사들 간의 또 다른 중요한 차이점은 라이다 센서 여부다. 테슬라는 자율주행 시스템에서 초음파 센서와 레이더 장비를 제거하고 오로지 비디오 카메라만을 사용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사이버캡 역시 비디오 카메라와 테슬라가 "AI 5"라고 부르는 최신 하드웨어 버전을 사용한다.

머스크는"가격이 비싼 라이다 센서는시간 낭비"라며 "이를 사용하는 기업은 멸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웨이모와 크루즈는 여러 개의 센서를 사용해 주변 환경을 관찰한다. 웨이모의 5세대 센서 시스템은 360도 라이다, 3개의 레이더, 3개의 카메라 등 최소 13개의 센서로 구성된다. 크루즈의 쉐보레 볼트 EV도 비슷한 장비를 사용한다.

이 장비들은 차량 주위를 360도로 감지하며 안개가 끼거나 비가 오는 날씨에도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 305미터의 고해상도 시야를 제공한다. 장거리 카메라는 약 488미터 거리의 정지 신호도 감지할 수 있다. 라이다는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물체와 그 속도를 감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확실하다.

테슬라의 경우 카메라에만 의존하는 만큼 시스템이 단순하다. 이에 따라 비에 의해 카메라가 가려지거나 카메라 자체가 고장 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테슬라 사이버캡
머스크는 “라이다와 같은 고급 센서를 배제하는 테슬라의 방식은 비용을 줄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라이다는카메라나 레이더보다 비싸기 때문에,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에 더 의존하는 방식이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오랫동안 자율주행 실현을 위해 인공지능(AI)에 의존해왔다. 테슬라는 도로 위에 있는 차량들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해 인공지능 시스템을 훈련시키고 있다. 테슬라는 수년간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토파일럿과 FSD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들은 오래 전부터 갑작스러운 비활성화 문제로 악명이 높다. 완전한 자율주행 차량에서 이러한 문제가 완벽히 해결돼야 한다.테슬라의 해결법이 궁금한 상태다. 웨이모와 크루즈 역시 AI를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실시간 결정을 내린다.

테슬라 사이버캡 예상 랜더링(출처=인사이드이브이)
‘이중화’ 또는 ‘여분’을 뜻하는 리던던시(Redundancies)는 자율주행차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름처럼 두 개의 제동 시스템이 통합된 리던던시 브레이크는 주행 중 주 제동장치가 작동하지 않을 때 보조 제동장치가 기능을 하는시스템을 뜻한다.

웨이모는 항상 작동 중인 보조 컴퓨터를 탑재해 주요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차량을 안전하게 멈출 수 있다. 이 외에도 충돌 감지 및 회피 시스템, 보조 조향 구동 모터, 보조 제동 시스템 등 여러 가지 백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테슬라의 로보택시에는 어떤 종류의 하드웨어 백업 시스템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완전한 자율주행을 제공하려면 최소한의 리던던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번 로보택시 행사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미국 도심을 주행하고 있는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웨이모와 크루즈의 자율주행 택시는 모두 인간에 의해 원격으로 모니터링된다. 이들은 차량이 도로에서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때로는 이러한 감독 시스템으로도 사고를 막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반면 테슬라로보택시가 모니터링하는방법은 아직까지 밝혀진 바 없다. 기술이 충분히 발전해 수백만 km를 문제 없이 주행할 수 있다면 인간의 모니터링은 불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테슬라, 웨이모, 크루즈와 같은 기업들은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며 기술적 혁신을 추구하지만 실제 자율주행은 여전히 규제 당국의 승인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안전 문제를 고려할 때 자율주행 기술은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로보택시가 정말로 성공할지는 알 수 없지만 자율주행 기술이 완벽하게 구현될 때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원 에디터 tw.kim@cargu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