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이는 어려도 대담하다."
야구 경기에서 이기려면 타자들이 뻥뻥 쳐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홈런 3방을 몰아치며 10대4 대승을 거뒀다.
방망이, 물론 중요하지만 큰 경기에서는 수비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된다. 단기전은 호수비 하나에 경기 흐름이 왔다갔다 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그걸 삼성이 보여줬다. 홈런도 홈런이지만, LG 타자들이 잘 친 타구들을 야수들이 척척 걷어내자 삼성의 기는 살고 LG는 풀이 죽을 수밖에 없었다.
그 중심에는 유격수 이재현이 있었다. 4회초 오스틴이 친, 당연히 안타가 될 거라고 생각한 빠른 타구를 걷어내 빙글 도는 송구로 아웃시켰다. 오스틴을 '멘붕'에 빠드릴 수 있는 수비였다. 이재현은 5회초에도 문성주의 안타를 지워버렸다.
친구, 3루수 김영웅도 화끈했다. 박동원의 안타 2개가 김영웅 때문에 하늘로 날아갔다. 5회 문보경의 어려운 타구도 침착하게 처리했다.
두 사람이 잘하는 선수들인 건 누구나 알지만, 걱정인 건 두 사람 모두 포스트시즌이 첫 경험이라는 점이었다. 엄청난 긴장감, 압박감에 수비 실수가 나올 수 있었는데 마치 가을야구를 많이 해본 선수들처럼 여유가 넘쳤다.
'국민 유격수' 호칭을 받았던 삼성 박진만 감독이 함박웃음을 지을 수밖에. 박 감독은 "나이는 어려도 선수들이 대담하다. 나는 포스트시즌 데뷔전 다리가 후들거렸던 기억이 있다"고 말하며 "이재현이 좋은 플레이를 해줬다. 김영우잉 옆에 붙어 잘하는 것 같다. 둘이 얘기도 많이 하고, 격려도 해준다. 어려운 타구들을 처리하다 보니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구=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