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영원한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와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의 '국대 득점 경쟁'은 아무래도 호날두의 판정승으로 끝나는 분위기다.
포르투갈의 리빙 레전드 호날두는 13일(한국시각) 폴란드 바르샤바에 위치한 스타디온 나로도위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2024~2025시즌 유럽네이션스리그 리그A 그룹1 3차전에서 1골을 보태 개인통산 A매치 133골을 기록했다.
이미 2년 전 '이란 전설' 알리 다에이의 세계 A매치 득점 신기록을 뛰어넘은 호날두는 올해에만 5골, 네이션스리그 전 경기 득점에 성공하며 A매치 득점수를 늘렸다. 지난여름 유로2024에서 골 침묵했지만, 9월부터 다시 골폭풍을 몰아치기 시작했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하면 최근 5경기 연속골이고, 최근 12경기 중 단 1경기(알아흘리전)를 제외한 11경기에서 1골씩 기록하는 놀라운 페이스를 뽐냈다.
소속팀과 국가대표팀 경기를 포함한 개인통산 득점은 906골째를 기록했다. 전대미문의 1000호골을 정복하기까진 94골 남았다.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 133골을 넣었고 레알마드리드에서 450골, 맨유에서 145골, 유벤투스에서 101골, 알나스르에서 72골, 스포르팅에서 5골을 각각 작성했다. 906골은 디에고 마라도나와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의 득점 기록을 합친 수와 같다. 호날두는 200개의 팀을 상대로 득점했다.
앞선 인터뷰에서 2년 가까이 현역생활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만큼 현재의 페이스면 앞으로 더 많은 골을 기대해도 좋을 법하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포르투갈 대표팀 감독은 포르투갈 매체 '제로제로'를 통해 "호날두의 나이에 대해 묻는 건 타당하지만, 우리는 통계를 통해 유로 기간 동안 그의 성과를 모니터링했다. 이 통계는 호날두가 대회에서 잘 활용됐음을 보여준다"고 앞으로도 중용할 뜻을 내비쳤다.
호날두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듯, 폴란드를 상대로 귀중한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 26분 베르나르두 실바(맨시티)의 선제골로 포르투갈이 1-0으로 앞서가던 전반 37분, 하파엘 레앙(AC밀란)의 슛이 골대를 맞고 흘러나왔다. 골문 앞에 있던 호날두가 침착하게 재차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포르투갈은 후반 33분 피오트르 지엘린스키(인터밀란)에게 추격골을 허용했으나, 후반 43분 상대 자책골을 묶어 3대1 완승을 따냈다. 포르투갈은 리그A 그룹1에서 3전 전승을 따내며 선두를 공고히했다.
하지만 포르투갈팬은 지난 20년간 호날두가 세운 업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이제는 헤어질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022년 카타르월드컵과 유로2024와 같은 메이저대회에서 단 1골도 넣지 못한 채 포르투갈의 조기 탈락을 막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A매치 득점의 다수가 FIFA 랭킹 50위권 아래에 있는 팀을 상대로 넣었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결정적으로 최근 CNN 포르투갈과 마이스 풋볼이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팬 74%가 호날두의 국대 은퇴를 바란다.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앞두고 당장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호날두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대표팀에서 선발 자리를 잃어도 계속 포르투갈을 위해 뛸 것이냐'는 물음에 "나는 내 경력이 끝날 때까지 항상 선발로 뛸 수 있다는 사고방식을 가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럼에도 포르투갈 대표팀은 호날두를 쉽게 명단에서 제외할 수 없다. 포르투갈축구협회(FPF)는 1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매년 기록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페르난도 고메스 FPF 회장은 2021년 "호날두는 우리 재정에 영향을 미친다. 방송권과 유니폼 판매 수익 측면에서 그렇다"고 인정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