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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만 뛰려고 온 것 아냐" 맨유 출신 린가드, 왜 이토록 K리그에 진심인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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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맨유 출신' 제시 린가드(32·FC서울)가 K리그에 한 시즌만 머물다 가지 않을 것이며, 우승 등 유산을 남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린가드는 12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왜 한국(서울)을 택했는지, 공백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K리그에 남기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상세히 밝혔다. 지난달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적이 있지만, 지난 2월 K리그 입성 후 이토록 진솔한 이야기를 꺼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내 이야기를 통해 다른 선수들이 개인적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린가드는 우선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마지막 클럽인 노팅엄포레스트에서 2022~2023시즌 힘겨운 시간을 보낸 이유부터 공개했다. 출전 보너스가 높았던 린가드는 리그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에 대한 노팅엄 구단의 우려와 계속된 무릎 및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인해 충분히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부상은 나의 감속 능력에 영향을 미쳤다. 빈 공간으로 달린 뒤 멈춰서 방향을 바꾸는 등 내 플레이 스타일을 펼치기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2023년 여름 계약만료로 노팅엄을 떠난 시기에 할머니의 병세가 악화됐다. 어릴 때 키워준 조부모를 보살피는 등 잊지 못할 시간을 보낸 린가드는 크리스마스가 지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했다고 했다. "두바이에서 하루에 두 번씩 하드 트레이닝을 했다. 술도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오직 축구에 집중했다"고 돌아봤다. '나를 사랑해주고 인정해주는 팀'을 원했다는 린가드는 맨체스터에서 서울 관계자 2명과 만난 뒤 서울행을 전격적으로 결정했다고 털어놨다. "한국이라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문화, 이런 아이디어가 나의 마음을 자극했다. 서울은 K리그에서 가장 큰 클럽 중 하나이고, 훌륭한 경기장을 갖춘 팀이었다. 나는 곧바로 제안을 수락했다."

지난 2월 서울에 공식 합류한 린가드는 "내 첫 홈 경기에 5만2000명의 관중이 찾았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이었다. 두 경기 후에 반월판 부상으로 수술을 받아 5월에 복귀했다. 지금까지 21경기에 출전해 5골2도움을 기록하며 팀에 기여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탐방하고, 김치도 맛봤다는 린가드는 "가장 중요한 건 최고의 이발사를 찾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린가드는 "이곳의 젊은 선수들이 베테랑에게 보여주는 존경심은 놀라울 정도다. 나도 일부 어린 선수와 친하게 지내고 있다. 나머지 훈련을 하는 등 모범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어릴 때 웨인 루니가 나에게 했던 것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내가 처음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섰을 때, 영하 5도의 추운 날씨였다. 그래서 내가 장갑을 끼려고 하자, 루니는 '(장갑은)안 된다. 우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야'라고 말해줬다. 또 '50경기 이상을 뛰기 전까지 새 차는 사지마'라고 경고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린가드는 지금은 서울을 떠난 이승준, 함선우 등 젊은 선수들에게 이와 비슷한 조언을 해주고 있을 것 같다.

린가드는 일부 대중이 춤을 추고 즐기는 '절친' 폴 포그바와 자신과 같은 선수를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재단한다면서 "우린 그저 자신을 표현하고, 팔로워들과 소통하려는 것이다. 우린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를 지닌 사람들이다. 순간을 즐기며 살아간다. 그런 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맨유 유스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를 유지해온 포그바에 대해선 "잠깐 얘기를 나눠보면 가장 겸손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된다. 축구에 대한 사랑 또한 엄청나다"고 감쌌다.

서울과 2년 계약을 맺은 린가드는 끝으로 "나는 한 시즌만 뛰기 위해 한국에 온 것은 아니다. 쉽진 않겠지만 우승에 도전할 것이다. 나는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한국에 왔고, 내 유산을 남기고 싶다. 나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고, 이곳에서 온힘을 다하고 있다"는 포부로 글을 매듭지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