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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장같았던 패장, 이강철 감독에게는 "나가" 외침 없었다..."웃으며 끝내 좋습니다" [준PO5 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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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웃으며 끝낼 수 있어서 좋습니다."

'나가' 시리즈가 종료됐다. KT 위즈와 이강철 감독의 선전 덕분이다.

KT 위즈의 가을야구가 끝났다. KT는 KT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대4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3패로 탈락했다.

사실 KT가 여기까지 올 거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정규시즌 5위. 엄청나게 불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뚫는 게 어려웠다. 2015년 제도가 도입된 후 단 한 번도 5위팀이 업셋을 한 사례가 없었다. 그 0% 확률을 깨버렸다.

사실 그 전부터 5위를 차지하기 위해 키움 히어로즈 2연전, SSG 랜더스와의 5위 타이브레이커까지 이 경기들도 사실상 가을야구였다. 선수들이 매경기 총력을 다했고 지쳐갔다. 그런 상황에서 강팀 LG를 상대로 5차전 승부까지 끌고간 자체가 기적이었다.

사실 이번 가을야구는 감독들에게 잔혹사가 쓰여졌다. KT에게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진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패한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시리즈 종료 후 팬들로부터 "나가"라는 질타를 들어야 했다.

가정이지만, 만약 LG 염경엽 감독도 업셋을 당했다면 그 잔혹사에 함께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있었다. 하지만 감동의 가을야구를 펼친 이 감독에게 "나가"라고 한다면 너무 잔인한 일 아닐까.

이 감독은 탈락이 확정된 후 "선수들은 너무 잘해줬다. 두산, LG 선수들도 함께 좋은 경기를 해줘 감사하다 항상 벼랑끝에 있었는데, 선수들이 너무 잘 버텼다. 마지막 운이 LG로 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잘했다고 하지만, 지니 아쉬웠다. 그런 이 감독이 마지막 웃으며 기자회견장을 나갔다. 기자회견장 밖에는 KT팬들이 "나가"가 아닌 응원가를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KT 선수단에 대한 찬사였다. 이 감독은 "내가 나가면 '나가' 하시는 거 아니냐"고 말하면서도 "웃으며 끝낼 수 있어서 좋다"고 '쿨'하게 말했다. 마지막으로 "팬들께 져서 죄송하고, 또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