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반전은 없었다.
중국 축구 대표팀이 또 다시 무너졌다. 브란코 이반코비치(크로아티아) 감독이 이끄는 중국은 10일(한국시간) 호주 애들레이드의 애들레이드 오벌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1대3 역전패를 당했다. 중국은 이날까지 패하며, 3차예선에서 치른 3번의 경기에서 모두 무릎을 꿇었다. 일본과의 1차전에서 0대7,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차전에서 1대2로 패한 중국은 호주에도 무너지며, 3전패로 C조 최하위로 추락했다. 2골을 득점하는 동안 무려 12골을 내줬다.
탈락 위기다. 3차예선에서 각 조 1~2위가 본선으로 직행한다. 3~4위는 4차 예선으로 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4차 예선행은 쉽지 않다. 1~2위 진입은 어렵더라도 3~4위 내로 가려면 반전이 필요한데,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당장 인도네시아와의 4차전이 중요한데, 현재 인도네시아의 전력이라면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중국 내에서도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경기다. 중국 대표팀은 호주 애틀레이드까지 전세기가 아닌 비행기를 2번 갈아타면서 이동했다. 시간만 약 20시간에 달하는 여정이었다. 대중의 눈치를 피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실제 이 경기는 CCTV가 중계를 포기하기도 했다.
호주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25위, 중국은 91위였다. 중국은 에이스 우레이가 부상으로 제외되는 등 좋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호주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호주는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바레인에 0대1 충격패를 당한데 이어, 무조건 잡을 것으로 보였던 인도네시아와의 원정 2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다. 오랜기간 대표팀을 이끈 그레이엄 아놀드 감독이 경질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토니 포포비치 감독의 데뷔전이었던만큼, 노려볼 여지가 있었다.
예상대로 초반부터 호주의 분위기였다. 호주가 초반 연이어 날카로운 슈팅을 퍼부었다. 하지만 득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웅크리고 있던 중국이 역습 한방으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0분 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를 장위닝이 머리로 떨궈주자, 시에원넝이 뒷공간을 파고들며 마무리했다.
당황한 호주는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중국은 수비에 집중했다. 호주의 점유율은 80%에 달했다. 결국 호주가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추가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루이스 밀러가 강력한 헤더로 중국 골문을 열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호주가 후반 8분만에 앞서 나갔다. 아크 정면에서 크레이그 굿윈이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중국 골망을 흔들었다. 리드를 내준 중국이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분위기를 탄 호주는 강력했다. 중국은 공격은 커녕 하프라인 넘기도 쉽지 않았다. 호주는 마지막까지 중국을 두드렸고, 결국 추가시간 추가골을 넣었다. 왼쪽에서 이어진 컷백을 중국 수비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자, 교체투입된 니산 벨루필레이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결국 경기는 3대1 호주의 승리로 끝이 났다. 만리장성이 또 다시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