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가 기사회생했다. 시리즈 균형을 맞춰 홈에서 결판을 낼 수 있게 됐다.
다저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4차전에서 8대0의 완승을 거뒀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을 7대5로 이긴 뒤 2차전을 2대10으로 내준데 이어 전날 원정 3차전서 5대6으로 무릎을 꿇어 탈락 위기에 몰렸던 다저스는 2승2패로 다시 균형을 맞추고 시리즈 승부를 5차전으로 넘겼다. 양 팀간 5차전은 오는 12일 9시8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다.
5차전 선발로 샌디에이고는 다르빗슈 유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다저스는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잭 플레허티가 모두 가능한 상황. 야마모토가 나선다면 DS 최종전 승부가 일본인 에이스 맞대결로 판가름날 수 있다.
역대 5전3선승제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3차전까지 1승2패로 뒤지다 4차전을 승리해 균형을 맞춘 팀이 5차전도 가져가 다음 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48번 중 27번으로 그 확률이 56%에 이른다.
디비전시리즈만 본다면 4차전 승리팀이 5차전도 이긴 경우는 38번 중 21번(55.3%)이고, 다저스가 바라는 것처럼 1,4차전 승리팀이 5차전도 가져간 것은 12번 중 7번(58.3%)이다. 어느 경우든 다저스가 NLCS에 진출할 역사적 확률은 55% 이상이다. 분위기상 약간 유리하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번에 NL 와일드카드시리즈에서 밀워키 브루어스가 최종 홈 3차전서 뉴욕 메츠에 패한 것을 포함해 역대로 홈에서 포스트시즌 시리즈 최종전을 치른 팀의 승률은 62승66패로 0.484에 그친다. 이 점은 다저스에 불리한 역사적 통계다.
어쨌든 올해 다저스로 이적해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뛰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로서는 5차전을 이겨야 꿈의 무대인 월드시리즈를 향한 도전을 이어갈 수 있다.
이날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을 올리며 승리에 힘을 보탠 오타니는 모든 플레이마다 승부 의지가 타올랐다.
1회초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오타니는 1-0으로 앞선 2회 2사 1,3루에서 우전적시타를 터뜨려 2-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샌디에이고 선발 딜런 시즈의 초구 84.8마일 바깥쪽 스위퍼를 끌어당겨 1루수 옆을 지나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안타로 연결한 뒤 포효했다.
하지만 5-0으로 앞선 4회에는 볼넷으로 출루해 무키 베츠의 중견수 깊은 플라이로 2루까지 간 뒤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3루쪽 내야안타 때 홈까지 파고들다 태그아웃되는 불운을 맛봤다.
테오스카의 타구는 3루수 매니 마차도 옆을 지난 뒤 페어를 선언한 마크 리퍼저 3루심의 팔을 맞고 그 부근에 멈췄다. 오타니는 타구가 3루심을 맞고 더 흐르는 줄 알고 3루코치의 정지 시그널을 외면한 채 그대로 홈으로 쇄도하다 횡사한 것이다.
만약 3루심을 맞지 않고 파울지역으로 그대로 흘렀다면 득점할 수 있었던 상황. 오타니는 홈에서 아웃된 뒤 허탈한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들어가 소리를 지르며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다저스는 5-0으로 앞선 7회 개빈 럭스의 우월 투런홈런을 포함해 3점을 보태 8-0으로 달아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자랑스럽다. 포스트시즌은 스트리트 파이트(street fight)다. 사람들과 선수들 모두 그 욕망이 상대보다 커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결과를 낸 것을 보니 5차전도 매우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열린 또 다른 NLDS 4차전에서는 메츠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4대1로 꺾고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2015년 이후 9년 만에 NLCS에 진출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