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역시 '3번 타자'가 맞는 옷일까.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한국시리즈 대비 첫 실전부터 아치를 그렸다. 김도영은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팀이 4-2로 앞선 3회말 무사 1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상무 선발 송승기가 뿌린 142㎞ 직구를 가볍게 공략했다.
누구보다 홈런을 기다렸던 김도영이다.
KBO리그 국내 선수 첫 40홈런-40도루에 도전했던 김도영. 홈런 2개가 모자랐다. KIA가 지난달 17일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 지은 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1번 타자로 전진배치했다. 당시 정규시즌 7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37홈런-39도루로 40-40에 가까워진 김도영이 한 타석이라도 더 들어가 기록을 달성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김도영은 9월 23일 광주 삼성전에서 38호포를 쏘아 올렸고, 도루 성공으로 40개를 채웠다. 하지만 이후 홈런포가 침묵하면서 결국 40-40 역사를 쓰진 못했다.
오랜만에 다시 나선 3번 타순. 김도영은 1회말 첫 타석에서 범타에 그쳤으나, 두 번째 타석에서 아치를 그리면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냈다.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 김도영은 KIA 중심 타순의 한 축을 이룰 전망.
페넌트레이스 기간 김도영은 주로 3번 타자로 나섰다. 중장거리 타구 생산 뿐만 아니라 빠른 발을 활용한 주루플레이로 이후 중심 타자들에게 찬스 상황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맡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비슷한 역할을 맡게 될 전망. KIA 이범호 감독은 "빠른 선수들을 앞에 배치해놓고 움직이는 타이밍을 찾으면 중심 타자들에게 칠 수 있는 공이 들어올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최형우 나성범이 뒤를 지키는 가운데, 김도영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찬스메이커'로 활약을 준비한다.
KIA는 이날 연습경기에서 상무를 16대6으로 대파했다. 퓨처스(2군)리그 98경기에서 70승(1무27패)을 기록한 상무를 상대로 22안타를 몰아치면서 힘을 과시했다. 마운드에선 제임스 네일, 양현종, 에릭 라우어, 윤영철이 이어 던지면서 감각을 조율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