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가장 센 오더는,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오더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의 의미심장한 코멘트, 무슨 뜻이었을까.
LG는 8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치른다. 준플레이오프 1승1패 상황에서 3차전을 이긴 팀은 역대 모두 준플레이오프 무대를 통과했다. 100% 확률을 놓고 벌이는 양팀의 일전.
KT는 라인업을 대폭 조정했다. 톱타자 김민혁이 감기몸살 증세로 하루 전부터 수액을 맞는 등 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 대타도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이강철 감독의 설명.
김민혁이 빠지며 이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민이 깊어졌고 결국은 라인업을 크게 뒤흔들었다. 1번 자리를 채우는 것부터 시작. 정규시즌 계속 1번을 치던 로하스가 선봉에 서고 4번으로 뛰던 강백호가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장성우, 오재일에 황재균이 새롭게 클린업트리오에 들어갔다. 2차전 안타를 치며 마음의 부담을 덜고 스윙이 훨씬 가벼워졌다는 게 KT의 자체 분석이다. 또 김민혁이 빠진 좌익수 자리에는 정준영이 이름을 올렸다. 타격이 좋은 천성호도 대안이었지만, 큰 경기 수비 부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천성호는 올시즌 도중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선수다.
1, 2차전과 확 바뀐 KT 라인업을 보고 염 감독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염 감독은 "상대가 생각하는 오더가 있고, 내가 무서워하는 오더가 있다. 그건 분명 다르다. 그것만 말씀드리겠다"며 웃었다. 알쏭달쏭한 코멘트.
염 감독은 이어 "이강철 감독님이 고심 끝에 오더를 짜셨겠지만, 가장 센 오더는 상대가 부담스러워하는 오더라는 걸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1, 2차전보다 훨씬 편하게 보인다는 것일까. 결과는 경기를 치러봐야 알 수 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